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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캠프에도 남초(男超)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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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하면 먹고 살기 힘들어요” 직업군도 강사, 교사, 공무원, 구직자 등 다양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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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만 다이어트 캠프나 단식원에 가는 것은 아니다. 세상이 변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머슬캠프’는 남성에게 최적화된 강도 높은 운동으로 남성 입소자의 비율이 80%를 차지하는 곳이다. 기자가 직접 이들을 만나러 남양주로 향했다.

“이렇게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했던 시간이 있었나 싶네요. 미래를 생각하면, 지금 이 순간이 정말 소중하고 행복합니다.” 오전 11시, 트랙 인터벌 트레이닝을 마치고 땀으로 흠뻑 젖은 김민우(32) 씨는 가쁜 숨을 고르며 행복한 웃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오전 5시에 기상해 7시까지 축령산 등반 후 저염식 식단의 아침 식사를 한 그는 오전 9시부터 다시 오전 훈련 중이다. 전력질주, 4.5km 구간 구보 및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오전 시간을 보낸다. 이후에도 바쁘다. 오후 1시부터 점심과 휴식 후, 오후 4시 50분부터 8시까지 또 운동 스케줄이 잡혀 있다.
오후타임 운동은 주로 수업 자체가 길고 힘들어서 게임을 활용한 운동 등 즉흥적인 훈련을 많이 한다. 131kg이었던 그의 현재 몸무게는 114kg, 한 달 보름 만에 이뤄낸 성과다. 김 씨가 다이어트를 위해 캠프에 참가한 이유는 건강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회사원이었던 그는 잦은 음주로 장에 문제가 생겨 수술까지 했지만 이후에도 계속 잔병치레를 했다. 게다가 너무 불어난 체중 때문에 단 5분 거리를 걷는 것조차 힘들었다. 결국, 김 씨는 11년간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머슬캠프’에 입소했다.

그는 “사회에서 뚱뚱한 사람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아 힘들었는데, 캠프에서 비슷한 이유로 만난 사람들과 합숙하면서 공감도 얻고, 힘도 얻고 있다”라며 “지금은 살이 빠지고 체력도 좋아져서 등산이나 장시간 운동도 무리 없이 소화한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김 씨가 말하길 감독의 격려와 도움이 가장 컸단다. ‘머슬캠프’ 대표이자 남양주시 보디빌딩 감독 임성욱 씨는 이처럼 철저한 관리 하에 입소자들과 24시간 밀착해 이들을 돕고 있다.
1997년 YMCA 보디빌딩 대회에서 1등을 시작으로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쓴 임 감독은 원래 선수양성을 목표로 했다가 일반인들을 건강하게 인도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2010년 ‘머슬캠프’를 운영하게 됐다. 임 감독은 “극단적인 운동을 피하고 입소자들이 지치지 않도록 재미를 통해 운동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라며 “여름엔 수영장이나 사우나도 간다”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식단은 소금기가 적고, 단백질 함량이 높은 저 칼로리 음식 위주다.

소고기, 닭가슴살, 참치, 달걀 등으로 단백질을 보충하고, 탄수화물은 단호박, 감자, 고구마, 현미 쌀을 통해 얻도록 한다. 가끔 일반식으로 카레나 국수도 제공해 입소자들의 식단에 극한의 제한을 주지 않는 편이다.

이처럼 합숙을 통해 다이어트를 하는 캠프에는 여성전용이나 여성의 비율이 더 높은 편이다. 그러나 ‘머슬캠프’는 다르다. 남성들에게 최적화된 프로그램 구성으로 운동이 거칠고, 정신력을 필요로 하는 운동이 많아 여성보다는 남성 비율이 높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김 감독은 “‘머슬캠프’에서는 실내 트레이닝 운동은 물론 야외에서 순간적인 힘을 기를 수 있는 운동들을 가르친다”며 “근처에 있는 축령산에 오르기도 하고, 주변 공기가 좋아 마음의 정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다이어트를 하면 요요현상이 걱정되기 마련이다. 이와 관련, 김 감독은 “살을 빼고 나서 꾸준한 운동과 식단을 지키면 요요는 없다”라며 “다이어트가 끝났다고 해서 폭식을 하거나 운동을 중단한다면 당연히 살이 다시 찔 수밖에 없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남성들의 다이어트에 대해 “과거에도 누구나 관심이 있었지만 결국 겉으로 표출되고 만 것”이라며 “다이어트 산업 또한 화장품 산업처럼 남성들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감독에게 최근 기쁜 소식도 있었다. 한 남성이 120kg으로 입소했는데 두 달 만에 30kg 이상 감량에 성공 후, 해병대 부사관으로 들어갔다는 소식을 전해왔기 때문이다. 군대 면제를 면하기 위해 캠프에 참가했던 그가 어엿한 해병대원이 된 것이다. 이럴 때 김 감독은 보람을 느끼고 행복을 얻는단다.

입소자 중에는 강사, 교사, 공무원 등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있다. 이날 만난 이동훈(28) 씨는 번역가로 활동했다가 두 달 전 입소해 26kg을 감량했다. 엄청난 감량 무게에 놀라는 기자에게 그는 “캠프에 참가한 남성들은 평균적으로 30kg 이상씩 감량한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이 씨는 몸이 안 좋아서 쉬면서 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에 적은 편이라고 한다.

그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데 면접을 볼 때, 몸이 뚱뚱하면 자신감도 없어 보이고 나 자신이 위축 되더라”라며 “지금은 예전과 달리 자신감도 늘었고, 멋진 옷도 입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든다”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운동을 하는 게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그 고비를 넘기니 체력이 붙어서 신나게 운동을 즐길 수 있게 됐다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이번 달 20일 퇴소할 예정이라는 이 씨는 “김 감독의 조언처럼 여기서 운동했던 것을 꾸준히 하며 계속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살을 빼고 난 후에 여자친구도 생겼다는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한 가득이다. 공무원 시험에 당당히 합격한 후, 몸에 꽉 끼는 ‘슬림 핏’ 옷을 입고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는 그의 미래가 머지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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