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17일간 진행된 국내 주요 백화점의 정기 봄 세일이 막을 내렸지만 백화점의 봄 바람은 불지 않았다. 1분기 내내 지속된 소비 침체가 이어지면서 백화점 매출 성장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 3사의 세일기간 매출신장률은 3%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의 세일기간 매출은 지난해 봄 정기 세일과 비교해 매출이 2.7%(기존점 기준) 늘어나는데 그쳤다. 김포공항점, 평촌점 등 새로 오픈한 5개점 매출을 더해도 매출 신장률은 두자리수를 넘지못한 9.3%를 보였다.
봄 정기 세일의 매출은 날씨에 의해 판가름됐다. 4월까지 이어진 꽃샘추위로 인해 봄 신상품들의 판매가 저조했다. 또 4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기온이 23℃를 웃돌면서 초여름 날씨를 보여 봄철 의류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롯데백화점은 세일 기간 중 평년대비 3~4℃ 낮은 기온으로 인해 아우터 의류 상품 판매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가 내렸던 21일과 22일에는 백화점 매출이 반짝 상승했다. 야외로 나들이를 계획했던 고객들이 백화점을 발길을 돌린 영향으로 매출이 오른 것. 신세계백화점은 21~22일 주말 이틀 동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5% 늘어났다고 전했다. 그나마 부진한 매출을 일부 만회한 셈이다.
윤달과 이상 저온 속에서도 스포츠, 아웃도어 등의 상품군에서 매출이 올라가면서 역신장은 모면할 수 있었다. 롯데백화점에서 스포츠 관련상품과 아웃도어 의류의 매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8.8%, 31.9% 신장하며 두드러진 매출 성장을 보였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아웃도어 상품은 지난해와 비교해 37.4% 매출이 늘어났다. 또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패스트패션(SPA) 브랜드 매출이 속한 영트렌디 상품군의 매출도 24% 증가했다.
백화점 업계도 이 같은 아웃도어와 스포츠 부문의 성장에 기대를 걸었다. 이완신 롯데백화점 본점장은 "이번 세일 기간에는 세일 초반 이상 저온과 윤달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스포츠, 아웃도어 등 주요 상품군의 선전으로 매출 개선의 여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5월에는 다가올 일본 골든위크, 중국 노동절 등 외국인 특수와 5월 감사의 달을 맞아 차별화된 상품과 마케팅을 준비함으로써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 20일 오픈한 신세계 백화점 의정부점은 첫 3일동안 120억원의 매출을 올려 대조를 이뤘다.
그 동안 신규 출점한 매장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로 지난 2007년 오픈한 신세계 경기점 오픈 매출 84억원에 비해 43% 가량 높은 수치이며, 2009년 오픈한 세계 최대 백화점 센텀시티 오픈 매출인 119억원 보다도 높다. 방문 고객수도 총 45만명을 기록해 의정부시민 수(43만명)보다 많았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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