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맹에 따르면 구제역 파동 이전인 2010년 10월과 올해 1월 사이 상위 3개 등급(1++ㆍ1+ㆍ1) 한우고기의 도매 가격은 단순평균으로 21% 하락했으나 산매 가격은 11% 하락하는 데 그쳐 산매 단계의 마진이 커졌다. 최상위 등급(1++)만 보면 도매 가격이 23% 내리는 동안 산매 가격은 6% 내리는 데 그쳤고, 특히 백화점과 SSM의 산매 가격은 되레 1%와 12% 올랐다. 산매 단계의 물류비 등 유통 비용이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이 아니다. 조사대상 기간 중 유통비용 증가는 1% 미만에 그쳤다.
다.
이러니 가정이나 음식점에서 소비자들이 한우 값의 급락을 실감하지 못한 것이다.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가격신호가 왜곡 없이 전달돼야만 시장의 수급조절 기능이 발휘된다는 관점에서 볼 때 이것은 중대한 문제다. 유통업체들, 그 가운데 특히 대자본이 직접 운영하거나 이들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산매업체들이 가격신호를 중간에서 왜곡해 버리는 지금의 한우고기 유통구조는 근본적으로 혁신돼야 한다.
유통업계에서 '품종과 브랜드별 원가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워 반발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태도를 바꿔 스스로 판매가격 인하에 나서길 권한다. 설 이후 비수기에 한우 값이 더 떨어지리라는 전망도 있다. 직거래 확대, 유통단계 축소, 농협 등 생산자단체의 역할 강화를 비롯한 중장기적 유통구조 개선 대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