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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리베이트 놓고 주먹질 한 의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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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에서 받은 '리베이트'의 분배를 둘러싸고 대학병원 의사들끼리 주먹다짐을 벌였다고 한다. 대학병원의 교수 의사라면 지성을 갖춘 사회 지도층이다. 그런 그들이 불법인 줄 뻔히 알면서도 리베이트를 받아왔다는 게 우선 놀랍다. 더욱이 불법을 저지른 것도 모자라 리베이트를 서로 내가 많이 갖겠다고 주먹질까지 했다니, 추악하다.

경희대 부속 경희의료원의 순환기내과 A 과장과 B 교수는 지난달 말께 병원 내에서 서로 주먹질을 했다. 싸움의 발단은 리베이트 분배에 대한 불만이라고 한다. 순환기내과 C 과장이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동안 리베이트로 모은 운영비 가운데 3억원을 가져가고 A 과장과 다른 교수들에게는 1억원가량을 주었다. A 과장은 분배가 불공평하다며 불만을 품고 있다 C 전 과장과 가까운 B 교수에게 화풀이하던 끝에 주먹으로 치고받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하얀 가운이 부끄럽다.
이번 사건은 병원 리베이트 수수 관행이 얼마나 만연해 있고, 또 얼마나 대형으로 이뤄지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경희의료원 순환기내과는 그동안 제약회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 의국 운영비로 사용하고 과장이 바뀌면 교수들끼리 나눠 가졌다고 한다. 불법이라는 인식이 아예 없는 셈이다. 그리고 교수들이 억대의 뭉칫돈을 챙겼다니 리베이트로 오가는 뒷돈이 도대체 얼마란 얘기인가. 비단 경희의료원뿐이며 순환기내과뿐이겠는가.

경희대는 진상 조사에 나서 금품수수 사실이 드러나면 관련자들의 보직 및 교수직 해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런 정도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 이번 사건에 국한하지 말고 의료원 전체의 리베이트 수수 여부를 가려내는 게 책임 있는 태도다. 그리해서 비리가 드러나면 고발 등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이참에 병원 리베이트를 근절시키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대학의 자체 조사에만 맡겨 둘 일이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감사원,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함께 경희의료원을 비롯한 다른 대학병원 등 대형 병원의 리베이트 수수 실태에 대한 전면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비싼 약값으로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건강보험 재정도 갉아먹는 검은돈, 리베이트의 뿌리를 뽑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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