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일본의 신용 등급은 선진국 중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중국과 칠레,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수준이다. 일본의 신용 강등은 놀라운 일은 아니다. '잃어버린 20년'으로 일본 경제가 추락하면서 신용 등급은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일본의 국가부채는 GDP의 두 배를 넘어 944조엔에 이른다. 재정적자 위기를 겪으며 신용 등급이 떨어진 미국의 98.5%는 물론 구제금융을 받은 그리스의 136.8%나 아일랜드의 112.7%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부채가 줄기는커녕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준다. 지지부진한 경기, 노령화의 심화에 더해 대지진과 쓰나미의 피해복구에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할 처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GDP 대비 일본의 부채총액이 올해 227.5%에서 내년에는 237%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 증세를 통한 세수 증대라는 정공법으로 위기를 돌파해야 하지만 관건은 정치 리더십이다. 무디스는 해마다 총리가 바뀌는 등 불안정한 일본의 정치 상황을 국가신용 강등의 주요한 사유로 들었다. 정체된 경제, 정치권의 무능이 국가부채를 늘리고 급기야 국가신용 등급을 떨어뜨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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