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은은 외화보유액 투자다변화를 위해 12억4000만달러를 들여 32년만에 처음으로 국제시장에서 25t의 금을 사들였다고 밝혔다. 외환보유액중 금 비중은 0.2%에서 0.7%로 높아졌으며 금 보유량은 14.4t에서 39.4t으로 늘면서 세계 56위에서 45위로 껑충 뛰었다.
한은이 금 매입을 공표한 당시 ‘금값이 나날이 치솟았는데 좀 더 일찍 사지, 왜 이제야 금을 높은 가격에 샀느냐’는 비판이 거셌지만 이후에도 금값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이러한 목소리는 차츰 잦아들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금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23일에는 온스당 1857.09달러를 나타냈다. 하루 사이 금값이 29.55달러 빠지면서 한은은 약 2400만달러의 손실을 봤다.
더 큰 문제는 현재 금값에 거품이 끼어 있으며 이것이 곧 붕괴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금 상장지수펀드(ETF)의 금 보유량은 지난 8일 사상 최대인 2217t을 기록했지만 현재 2206.4t 수준으로 감소했다. 금 투자로 이득을 본 투자자들은 단기간 금값의 추가 상승보다는 하락할 가능성에 크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나현 삼성선물 주임은 “은값도 최근 급등 후 많이 떨어진 것과 같이 금값도 많이 올랐기 때문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특히 매매 증거금 인상이 우려되면서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당초 올 연말까지 온스당 1900달러를 예상했었지만 최근 급등세를 보인 가운데 이를 넘어섰다”며 “따라서 금값이 단기간내 다시 1900달러를 넘어서기 보다는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주임은 “금값은 경기와 연동된 흐름을 보이기 때문에 글로벌경기가 급격히 회복되지 않는 한 가격이 아래로 움직이기는 힘들 것”이라며 “향후 6개월간은 온스당 1900달러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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