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 구글의 최대 소득은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보유한 특허권 확보이며 이를 통해 최근 특허권 확보 경쟁에서 연패한 것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토로라는 세계 휴대폰 시장의 전통적 강자로 2007년부터 구글 안드로이드 OS 기반 스마트폰을 가장 먼저 본격적으로 생산한 업체이기도 하며, 통신기술 관련 특허보유수는 노키아를 능가한다. 현재 등록된 특허 건수가 전세계 1만7000여 건, 신청 중인 특허도 7500여 건이다.
현재 구글은 오라클과 MS 등과 함께 서로 물고 물리는 특허 제소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MS와 애플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상대로 특허권 제소에 나섰고 오라클은 구글을 직접 겨냥했다. 구글의 데이빗 드러몬드 최고법무책임자(CLO)는 “경쟁업체들이 특허 담합을 통해 구글 안드로이드를 조직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면서 불쾌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에 구글은 특허권 방어에 상당한 공을 들여 왔다. 올해 초에는 캐나다 통신장비업체 노텔이 파산보호를 신청하자 특허권 확보를 위해 9억달러를 제시하며 인수에 나섰지만 애플·MS 등 6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45억달러를 제시해 낙찰받으면서 구글을 ‘물’먹였다. 구글은 데이터전송 등 모바일 관련 기술특허 1300개를 포함해 약 1만여개의 특허를 출원한 인터디지털에도 관심을 보였고, 애플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래리 페이지 CEO는 “안드로이드OS는 계속 ‘오픈소스’를 유지할 것이며 모토로라모빌리티의 경영은 독자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히며 선을 그었다. 안드로이드OS 수석 개발자인 앤디 루빈 구글 모바일담당 수석부사장도 “모토로라는 이후에도 기존의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과 경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찰스 골빈 포레스터리서치 애널리스트는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위험성을 내재한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하드웨어 제조사들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위치였던 구글이 하드웨어 시장에 뛰어든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할 수 없으며, 삼성전자와 HTC 등이 안드로이드 대신 MS의 윈도폰 OS 제조 비중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나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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