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 의원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포퓰리즘과 반포퓰리즘에 대한 복지정책 진행 방향과 관련된 사항"이라며 "한나라당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해야 될 꼭 필요한 성전"이라고 외쳤다. 무상급식반대 주민투표를 밀어붙이고 있는 오 시장도 "무상급식은 망국적 포퓰리즘이며 무상급식은 표 매수 행위로 역사 앞에 죄짓는 것"이라고 성전을 독려하고 있다. 올해 초 오 시장은 무상급식 논란의 와중에서 "낙동강 전선에서 홀로 싸우고 있다"며 당에 지원군을 요청하기도 했었다. 그것이 의아하기 그지없다.
이쯤해서 성전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의장은 오사마 빈 라덴과 더불어 금세기 가장 무시무시한 테러리스트였다. 또한 무기를 들었던 한 손으로 '올리브가지'를 흔들며 국제사회의 협상장에 나올 때까지 게릴라의 화신였다.
아시파 대원들은 수류탄을 안고 탱크에 올라 해치로 뛰어들었으며, 몸에 다이너마이트를 묶은 채 탱크 밑으로 기어들어갔다. 어린 소년병사들에게 죽음이 영생이거나 피안이었는지 알 수 없으나 그들은 결코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 전투에서 보잘것없는 군대는 탱크 18대를 불태웠다. 결국 이스라엘은 수많은 사상자를 뒤로하고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영토도 국가도 없었던 팔레스타인 해방사에서 전설이 된 카라메 전투를 아랍인들은 진정한 '성전'이라고 부른다.
아랍인들에게는 모든 전투가 성전이다. 리비아에서 카다피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국민들에게 퍼붓는 총탄도 성전이며, 희대의 독재자 후세인이 펼친 전쟁도 성전이다. 성전은 종교적 이념에 의해 수행하는 전쟁이다. 특히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테러조차 성전이라고 불렀으며 기독교도 이교도와의 전쟁도 성전이라고 칭했다.
성전주의자들아. 정말 국민과의 전쟁이 영광이 가득한 전쟁이냐. 열두살짜리 아이들을 탱크 밑으로 밀어넣고 폭탄을 가슴에 두르고 적진으로 뛰어들 문제더냐. 그게 아니라면 제발 말 좀 가려서 해라.
이규성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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