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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과 독점이 ‘갑·을’로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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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현대로템 서로 네탓공방…독점계약 구조적 문제가 사태초래 지적

경부고속철도 2단계 개통구간을 시험운행하고 있는 KTX-산천.

경부고속철도 2단계 개통구간을 시험운행하고 있는 KTX-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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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KTX-산천' 결함에 대한 공방이 운용사인 코레일과 제작사인 현대로템간 책임 전가로 불거지면서 독점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이러한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레일은 서울시내 및 광역시 지하철을 제외한 전국 철도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대로템은 지난 1999년 김대중 정부 시절 IMF 외환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대기업 빅딜로 현대모비스 HJ중공업 , 대우종합기계 철도차량 부문이 합병해 출범한 업체다. 당시 정부는 경쟁에 따른 비용요소를 제거하고 업종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독점을 인정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사는 기업과 만드는 기업이 하나씩 밖에 안되니 두 업체는 혈연에 버금가는 '갑ㆍ을' 관계가 됐다. 코레일이 철길을 깔면 그 위를 오가는 열차의 대부분은 현대로템이 제작한 열차라는 수순이 수년간 이어져 온 것이다. 주변에서는 "과연 관리가 잘 될 수 있나?"하고 의심을 했다. 이에 당사자들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말한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KTX 문제가 터지면서 여론은 "역시, 예상대로였다"는 반응이다.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간과하는 문제가 많을 것이라는 이유다. 양사간 거래를 견제할 만한 방법이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해외 철도차량 업체의 국내시장 진출이 허용되긴 했으나 실적은 미비하고, 학계와 업계 철도 전문가들은 코레일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당연히 정부에서도 이들에 버금가는 전문 인력이 부족한 형편이다.
코레일과 현대로템 모두 사고가 계속 터져도 KTX-산천 차체의 결함은 아니다라고 주장해 왔다.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와 비난에 대해서는 "너무 앞서간다. 상황을 냉철히 분석해달라"며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

이에 대해 해외 철도차량 업체 관계자는 "코레일과 현대로템으로서는 그런 항변을 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열차가 운행되면서 발생하는 갖가지 결함은 매뉴얼상으로 정리할 수 없을 만큼 변수가 많다. 이런 상황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다른 시각이 필요한데, 양사는 노하우가 많고 협력관계가 길다보니 오히려 결함을 못 보고 지나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의 패턴으로 고정된 개발ㆍ운영ㆍ정비 계획이 너무 획일화 됐다는 것이다. 이는 독점기업 구조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중 하나다.

KTX-산천이 정밀검사에 들어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려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들은 운행중이던 열차가 갑자기 멈추거나 서행하고, 탈선하는 등의 끔찍한 상황을 수십차례 맞이해야 했다. 하지만 양사는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프랑스나 일본도 그랬으니 운행 초창기 잦은 결함이 발견되면서 발생하는 불편은 국민들이 어느 정도 감내해줘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최근 들어서는 책임소재를 놓고 코레일과 현대로템이 서로를 으르렁대고 있다는 것이다. '갑'인 코레일의 일방적인 공세로 보이지만 '을'인 현대로템도 억울할만큼 억울하다며 맞받아치겠다는 눈빛이다.

여전히 양사는 상황의 심각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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