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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문제는 석유 아닌 우라늄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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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룸버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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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요즘 진짜 걱정해야 할 것은 급등하는 석유 가격이 아니라 다시 오르기 시작한 우라늄 가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의 경제 전문 매체 CNN머니는 옛 소련 붕괴 이래 수요보다 공급이 많았던 원자력 발전소의 연료인 우라늄 공급량이 점차 줄기 시작해 2008~2009년 금융위기 이후 곤두박질치던 우라늄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다고 최근 전했다.
지난달 초 우라늄 가격은 현물시장에서 파운드(약 454g)당 73달러(약 8만1700원)로 지난 3년 사이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우라늄 가격이 계속 오르리라는 데 이견을 제시한 전문가는 없다. 원자재 분석·컨설팅 업체 CRU 그룹은 보고서에서 우라늄 값이 향후 10년 사이 사상 최고치인 파운드당 136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캐나다 소재 우라늄 공급업체인 카메코, 원자로 수십 기를 새로 건설할 예정인 세계 곳곳의 원전업체들에 우라늄 공급 부족은 ‘원자력 르네상스’를 뿌리째 뒤흔드는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국제 핵정책 분석가 마크 히브스는 “20~30년 뒤 우라늄 수급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이 가장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불확실성을 부채질하는 것이 많은 국가, 그 중에서도 특히 인도와 중국의 점증하는 수요다. 여기에 이미 생산된 우라늄이 점차 줄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철의 장막’ 붕괴 이후 옛 소련에서 해체된 핵탄두를 안전하게 확보해 연료로 재가공하자는 미국의 이른바 ‘핵무기에서 원전으로’(M2M) 프로그램이 내년 끝나게 된다.

1990년대 중반 이래 M2M 프로그램으로 우라늄 수백t이 세계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여기에 아직 폐기되지 않은 핵탄두에서 나올 물량까지 합하면 세계 연간 수요량의 절반과 맞먹는다. 다시 말해 이는 앞으로 연간 수요량의 40~50%가 모자라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카메코의 제럴드 그랜디 최고경영자(CEO)는 “세계의 연간 주문량이 1억8000만 파운드인 데 비해 생산량은 1억4000만 파운드”라고 말했다.

M2M 프로그램의 종료에다 20여 년 전 쌓아놓은 재고량이 고갈되면서 새로운 우라늄을 생산해야 할 필요가 대두되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향후 10년에 걸쳐 원전 용량을 110기가와트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오늘날 세계 원전 총 발전량의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카메코는 향후 10년 사이 세계 곳곳에 100기 이상의 원자로가 신설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라늄 수급에서 또 다른 문제는 새로 발견한 우라늄을 제품으로 생산하기까지 걸리는 이른바 ‘리드 타임’(lead time)이 10~15년에 이를 정도로 길다는 점이다.

한국과 일본, 급성장 중인 중국과 인도가 우라늄 생산국, 그 중에서도 특히 옛 소련 국가들과 손잡고 합작기업 설립에 나서는 데는 이런 이유들이 있다.

일례로 지난 1월 일본과 러시아는 우라늄광 개발과 원자로 신설·가동 합작사업에 합의했다.

중국은 우라늄 비축에 더 열을 올릴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농축 우라늄 정광, 다시 말해 ‘옐로케이크’(yellowcake·천연 우라늄을 채굴해 정련하면 노란색 산화물이 나오는 데서 비롯) 5500t을 수입했다.

우라늄 산업 애널리스트인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물리학자 토머스 네프에 따르면 이는 중국이 연간 소비하는 양의 두 배다.

그러니 우라늄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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