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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태 사장 "파즈플로호 출항, 딸 시집보내는 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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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간 중 세번의 곡절 토로..세계최대 해상 유전 자부심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딸 시집 보낼 때는 시원했는데, 저게 나간다니 기분이 착잡합니다."
지난 12일 거제도 한화오션 옥포조선소에서 세계 최대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하역설비(FPSO) '파즈플로'호 명명식 행사장에서 만난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사진)은 축하 인사를 건네자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파즈플로호는 남 사장을 비롯한 대우조선해양 전 임직원들에게 많은 의미가 담긴 역작이다. 지난 2006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이후 최대 역작중 하나인 파즈플로는 공사비만 2조6000억원(23억달러)로 길이 325m, 폭 61m, 높이 32m 규모로 축구장 면적 10배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큰 FPSO다. 공사에 사용된 전선 길이만 30만km에 달하고 설비를 돌리는 데 드는 전력은 21만명이 사는 거제도 전체 전력량과 맞먹는 엄청난 구조물이다. 파즈플로 공사 기간 동안 대우조선해양은 창사 이래 세 번째 위기상황, 즉, 회사와 남 사장 비리 의혹과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었다.

아버지와 자식의 인생 굴곡은 같은 굴레를 간다는 듯, 파즈플로 공사 기간은 순탄치 않았다. 발주사인 프랑스 에너지 기업인 토탈은 까다로운 감수를 넘어서 최신 기술을 적용하는 작업이다 보니 실수도 했고, 안전사고도 발생했다. 늘 옥포조선소를 돌며 공기를 하나하나 점검했던 남 사장은 지난해 마지막 공사가 진행될 때 법정 공방에 시간을 빼앗기며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을 많이 아쉬워했다고 한다.
하지만 남 사장의 빈 자리를 회사 임직원들이 훌륭히 메워줬고, 공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자 남 사장도 모든 오해를 벗고 누구에게도 떳떳한 경영자라는 점을 증명했다. 이날 부임후 처음으로 공식 기자간담회를 가진 그는 파즈플로의 웅장한 모습과 더불어 대우조선해양은 결코 외부의 압박에 흔들리지 않는 기업이라 점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남 사장은 "홀어머니 밑에 자식 키우는 어머니들은 애비없는 자식 소리 안듣게 더 양육을 잘 한다"며 "저도 주인없는 회사 소리 듣기 싫어 직원들을 더 강하게 독려해 왔다. 사장 개인의 루머야 사장이 바뀌면 상관없지만 M&A는 직원들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준다"며 그간의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회사의 장래에 관해 질문을 던졌다. 이에 남 사장은 "산업은행이 알아서 할 일이다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면서 "포스코 민영화 방식이든, 일괄매각 방식이든, 분할매각 방식이든 여러 방식이 있을 것이며, 논의해보고 가장 좋은 방식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매각 지체가 (회사 사업 전략에) 아주 영향 없지는 않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회사 가치 올려놓으면 되는 것 아니냐"라며 "누가 인수를 하더라도 우리 직원들이 세계 1위면 다 데려갈 것이라고 강조했고, 직원들이 잘 따라왔다. 어려울 때 힘을 받은 원동력이 됐다"고 임직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공정률 97%를 기록중인 파즈플로는 이달 안으로 앙골라 해상유전지대로 출발한다. 현지 유정에서 최종 공사를 완료한 후 토탈측에 인도한다. 남 사장도 올해가 대표이사 임기 마지막 해다. 2011년 매출 12조원 이상, 영업이익 1조원, 수주 110억달러를 달성해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방침이다.

내년 세 번째 연임에 도전하겠느냐고 묻자 "한번 기록 깨 볼까?"라며 농담을 던진 남 사장은 "연임 얘기는 끄집어내지도 마라. 시켜주지도 않겠지만 하라고 해도 안할 것"이라며 "M&A 되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내일이라도 되면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지"라는 말을 남기고 다음 일정을 위해 뛰어갔다.



거제(경남)=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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