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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블랙박스]마속과 실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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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읍참마속(泣斬馬謖)이란 고사성어로 유명한 마속은 삼국지 최고의 천재전략가 제갈량이 아끼는 젊은 장수였습니다. 그의 형은 백미(白眉)로 잘 알려진 마량으로 제갈량의 친구였습니다.

제갈량이 대군을 이끌고 위나라 정벌을 나섰을 때, 마속에게 군량 수송로의 요충지인 가정(街亭)을 맡깁니다. 당시 제갈량은 마속이 똑똑하나 경험이 부족한 것을 불안히 여겨 고민하자 마속이 "다년간 병략(兵略)을 익혔는데 어찌 가정(街亭)하나 지켜 내지 못하겠습니까? 만약 패하면 저는 물론 일가 권속(一家眷屬)까지 참형을 당해도 결코 원망치 않겠습니다"고 나섭니다.
하지만 마속은 사마의의 계략에 속아 가정을 빼앗기고, 제갈량은 소득없이 회군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듬해 군율대로 마속을 처형합니다. 마속이 처형장으로 끌려갈때 제갈량은 소맷자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마룻바닥에 엎드려 울었다고 합니다. 제갈량이 울면서 마속을 참했다 해서 제갈량휘루참마속(諸葛亮揮淚斬馬謖)이라고도 한다는군요.

2분기 실적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국내 대표기업들이 1분기에 이어 사상최대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이 봇물을 이룹니다. 이 덕에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의 급락에도 비교적 꿋꿋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상최대 실적이 예상된다고 해당종목 주가가 마냥 오르기만 하진 않습니다. 실적기대감에 급등했다 차익실현 매물에 조정을 받기도 합니다. 실적 기대감이 크지 않던 시기에 싼값에 주식을 사놓고 기다리는 투자자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실적시즌이라고 무턱대고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을 샀다간 단기 상투를 잡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병법을 많이 알아도 실전경험이 적으면 마속처럼 노련한 적에게 당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아는 것과 실전은 상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상최대 실적이 예견된 종목들을 저점에서 잡을 수 있는 기회는 이미 놓쳤습니다. 그렇다고 오를만큼 올랐으니 실적우량주를 외면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은 아닙니다.

과거사례를 보면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실제 어닝서프라이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2003년 이후 29개 분기동안 실적전망 변화율(기대)과 실제 실적과 괴리율(분기실적-예상치, 영업이익 기준)을 살펴보면 기대치가 높아질수록 실제 실적도 그에 합당하는 결과치를 보였습니다.

특히 이번 분기처럼 실적전망치가 지속적으로 상향된 경우 괴리율은 실제 실적보다 7.31%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올 2분기는 역대 분기전망치 중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실적시즌에 대한 기대를 가져볼만 하단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을 해야할까요.

올 2분기와 비슷한 패턴을 보였던 사례를 참고하면 주가흐름은 프리어닝시즌 동안 실적프리뷰가 선반영되며 상승세를 보이고 이후 관망세를 보이다 실적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재차 상승하는 패턴을 보입니다. 특히 본격적인 실적시즌을 앞두고 있는 현재 시점(대략 2주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적발표일(첫 발표기업 기준) 2주전 주가와 2주후 주가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실적발표일 2주전 주가흐름은 -1.6% 하락한 반면 2주후 주가는 2.6% 상승했습니다.

최근 시장흐름도 이와 비슷한 패턴입니다. 실적시즌을 앞두고 프리뷰가 진행된 6월 한달간 3.5% 상승한 이후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프리어닝시즌 선반영→관망→실제 어닝서프라이즈로 인한 주가 재상승의 궤적을 재연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실적전망 변화율이 높았던 업종이 그렇지 않은 업종보다 초과수익(Outperform)을 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소비자서비스 생활용품, 내구소비재, 음식료 등 내수관련주들이 최근 3개월간 분기실적 변화율이 높았습니다. 상대적으로 국내외 내수경기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것이 반영된 결과로 보입니다.

IT와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들의 실적전망 역시 상향조정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여전히 관심권에 둬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IT업종 내에서도 디스플레이, 반도체보다 하드웨어 중심의 실적개선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선도주 내에서는 자동차 및 하드웨어 중심의 선별적인 매매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우리투자증권은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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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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