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구는 세계적 과학저널인 '네이처'에 게재됐으며 차세대 DNA 해독 기법을 이용해 진화 연구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박사팀은 교과부 '21C 프론티어 미생물유전체활용기술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미국 미시간주립대 렌스키(Richard E. Lenski) 교수 및 프랑스 조셉푸리에대학 슈나이더(Dominique Schneider) 교수와 공동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저널인 '네이처(Nature)'지 1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특히 즉각적이고 파급효과가 큰 연구결과를 보고하는 형식인 '아티클(Article) 논문'으로 게재돼 그 성과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4만 세대까지 배양한 대장균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렌스키 교수팀과 슈나이더 교수팀이 공동으로 장기간 배양에 의한 진화 실험과 세대별 적응도 분석을 수행했고, 김지현 박사팀에서는 대용량 유전체 염기서열 해독을 통한 돌연변이 서열의 분석 연구를 담당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약 20년에 걸친 장기간의 진화실험을 통해 진화 과정 중에 있는 생명체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고정밀도로 해독, 유전체 변이 양상을 수만 세대 동안 추적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연구 결과, 환경이 동일하게 유지되는 조건에서도 유전체의 변이 속도와 적응도 간의 관계는 일정하지 않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며 "단백질로 만들어지는 부위에 발생한 돌연변이는 모두 아미노산 서열이 바뀌는 종류의 것이었으며 대부분의 돌연변이가 개체에 유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진은 2000, 5000, 1만, 1만5000, 2만, 4만 세대째의 클론(clone)을 분리해 차세대 염기서열 해독 기법인 '님블젠(NimbleGen)'과 '일루미나(Illumina)' 방법을 이용, 기반 균주인 'REL606'의 유전체 서열과 차이를 확인했다. 비교 결과 2만 세대까지 시간에 비례해 돌연변이 수가 일정하게 증가했으나, 환경에 대한 적응도는 진화초기인 약 2000 세대까지만 기반균주의 1.5배 수준으로 급격히 증가했다가 이후에는 증가폭이 점차 감소하면서 2만 세대에서는 추가적으로 0.34배 정도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연구팀 측은 설명했다.
김지현 박사는 "연구팀에서 10년 가까이 중점적으로 진행해 온 연구를 다윈 탄생 200주년 및 '종의 기원' 출판 150주년이 되는 올해 발표하게 됐다"며 "진화 개념을 응용하면 산업적으로 바이오합성 균주의 시스템 최적화 등을 도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논문의 공동 제1저자로 유전체 해독 및 변이 확인 과정에 기여한 유동수 연구원은 "대장균은 시간에 따른 변이와 함께 나타나는 환경 적응을 통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 진화 연구에서 중요한 균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생물유전체활용기술개발사업단 단장으로 이번 연구 성과의 공동저자이기도 한 오태광 박사는 "미생물 및 유전체 이용 기술은 바이오 경제를 이끌어갈 주역"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산업적 응용도 가능한 근간 기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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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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