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환율불안, 대외 차입 문제에 취약 등 부정적인 측면 부각
“한국경제가 하반기부터 경기 저점을 통과해 타 국가보다 빨리 회복할 것이다.”- OECD
"세계경제가 장기 침체화되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회복세도 주춤할 것이다.“-IMF
국제기구의 우리 경제에 대한 평가는 확연히 차이를 드러낸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도 우리경제 성장률을 4.2%→1.5%로 대폭하향조정하면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반면 OECD는 우리나라가 미국, 일본 등 OECD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경제회복 속도를 보인다고 예측한 것이다.
IMF는 올 1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4.0%로, 내년도를 4.2%로 잡았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한 전망에선 올해 성장률은 -4.0%대로 그대로 유지한 채, 내년도 성장률만 1.5%로 크게 하락시키면서 최근 일고 있는 우리경제 회복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실제 IMF가 발표한 주요국가의 내년도 경제성장율 전망 수정치 차이를 보면 미국 -1.6%p, 유로(EU) -0.6%p, 일본 -0.1%p, 중국 -0.5%p, 홍콩 -2.0%p, 대만 -1.8%p 등으로 한국(-2.7%p)이 최대하락국가로 전락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포함되어 있는 아시아 신흥국가들의 평균치인 -2.3%p보다 낮다.
이와 달리 OECD는 경기선행지수(CLI) 보고서에서 한국의 2월 CLI가 94.5로 전달의 92.9보다 1.6 포인트 증가해 우리 경기가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데 무게중심을 뒀다. 이는 30개 회원국 가운데 최고 높은 회복세를 기록한 것으로 G7(-0.9)과 OECD(-0.9)의 평균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선행지수는 향후 6개월 후의 경기변동을 나타내는 잣대로 활용되기 때문에 한국경제가 하반기 이후부터는 회복단계에 들어선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 특수성에 해외경제 회복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IMF가 고려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외환보유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한국의 내년도 경제성장율 하향 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 진다. IMF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의 금융위험 수준을 브라질, 폴란드 등과 같은 동급으로 평가하며 금융리스크가 존재하는 국가로 찍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대비 장단기 대외채무비율을 93%로, 예대율도 120%에 이른다고 집계했는데, 이는 아시아 신흥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결국 한국이 환율불안, 대외 차입 문제에 취약하다는 게 IMF의 밑바닥 정서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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