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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정 기자 사과해야” vs “기자에게 무례한 질문 없어” 대통령 ‘독재자’ 질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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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대담 기자 태도 논란…KBS 항의 빗발쳐
“독재자라는 말 어떤 느낌이었느냐”
“참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전여옥 “좌파독재가 아니라 문빠 독재라는 건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을 맞아 9일 밤 KBS에서 진행된 1대 1 단독 대담에서 진행을 맡은 송현정 기자가 문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사진=KBS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 화면 캡처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을 맞아 9일 밤 KBS에서 진행된 1대 1 단독 대담에서 진행을 맡은 송현정 기자가 문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사진=KBS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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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아 9일 KBS와 첫 단독 대담을 진행한 가운데, 진행자 손현정 기자의 질문 내용 등 태도가 논란에 휩싸였다. 대통령이 말을 이어갈 때 이를 끊고 질문하거나, 기습 질문을 했다는 것이 이유다.


파문이 확산하면서 KBS 게시판을 비롯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송 기자의 대담 진행 태도가 굉장히 무례했다’는 취지의 항의 글이 올라온 상태다.

반면 일각에서는 기자 본분의 역할을 다 한 것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기자는 대통령은 물론 누구에게나 성역 없이 질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담은 이날 오후 8시30분부터 약 90분간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 생방송을 통해 진행됐다.


첫 번째 태도 논란은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최근 통화 이야기를 전해주던 대목에서 불거졌다.

송현정 기자가 정부 차원의 북한 지원 방식 여부를 묻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절대적으로 축복한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었다”라며 “또 자신은 굉장히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발표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진행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부분은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전달된 것 같다”며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려 하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서너 번 부탁할 정도였다“면서 “식량 지원 방식은 남북협력기금에서 사용해야 한다“며 하려던 말을 마쳤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 발언이 끝나기도 전에 진행자가 말을 끊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통령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입장을 언급하는 대목에도 송 기자는 문 대통령의 말을 중간에 끊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송현정 KBS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송현정 KBS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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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정 기자 “독재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느냐”

또 장관 후보자 인사 검증 과정을 질의 할 때도 문 대통령이 검증 실패를 부정하자 , 송 기자가 이를 반박하면서 문 대통령의 해명이 끊기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장관 후보자 검증 실패 지적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그 자체로 검증의 실패다, 책임져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우리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검증을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하자 송 기자는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이른바 ‘독재자’ 질문이 나오면서 송 기자 태도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송 기자는 “청와대가 주도해 야당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정국을 끌어가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에서 대통령께 ‘독재자’라고 얘기하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독재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패스트트랙의 성격을 언급하며 “물리적인 저지를 하지 않기로 하고 그 해법으로 패스트트랙이라는 해법을 마련한 것“이라며 “그 해법을 선택하는 것을 가지고 독재라고 하는 것은 조금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문 대통령은 “촛불 민심에 의해서 탄생한 정부에 지금 독재, 그냥 독재라고 하면 또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까 색깔론을 더해서 좌파 독재 그런 식으로 규정짓고 추정하는 것은, 참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진행자는 “그렇게 (독재자라고) 부르지만 만나야 할 상대라고는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이날 대담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KBS 게시판에는 송 기자의 질문 태도를 지적하는 항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 KBS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말 자르기가 너무 무례하다’ ‘ 태도가 불편하다’, ‘화가 난다’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시청자는 ‘공영방송 수신료를 폐지하라’고 거센 항의를 하기도 했다.


전여옥 “인터뷰 진면목 보여줬다…문재인 대통령 당황해”

송 기자 질문 태도에 대한 항의가 빗발치는 가운데 반대로 ‘아주 잘했다’는 취지의 반응도 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10일 자신이 페이스북에 송현정 기자에 대해 “진짜 방송 언론인”이라면서 “송현정 기자가 요즘 멸종상태이다시피 한 진짜 방송 언론인이었다. 그녀는 인터뷰의 진면목을 보여줬다”고 그를 치켜세웠다.


그는 “북한 ‘바르사체(발사체)’ 미사일을 또 쏜 것에 대해서, 문 대통령을 독재자로 표현하는 문제까지 묻고 다시 묻고, 때로는 치고 빠지는 ‘현란한 투우사의 붉은 천’을 휘두르는 ‘인터뷰의 정석’을 보여줬다”고도 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더듬고, 당황하고, 억지 미소를 짓는 표정 관리로 최선의 방어를 했으나 결론은 송현정 기자에게 영혼까지 탈탈 털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지지자들을 향해 “오늘 문빠들이 제일 뿜었던 것은 ‘좌파독재’라는 대목이었다”라면서 “기자가 질문도 제대로 못 하는 나라? 그럼 ‘좌파독재’가 아니라 ‘문빠 독재’라는 건가요”라며 반문했다.


이어 “지금 KBS는 확 뒤집혀 졌을 것이다. 청와대는 허를 찔렸다며 펄펄 뛰고 있을 거다. 몇 명 보직 날아갈 것이 확실하다. 그래도 송현정 기자는 건드리지 말도록 우리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헬렌 토머스 “기자에게 무례한 질문이란 없다”
미국 백악관에서 지난 1981년 헬렌 토머스 기자(가운데)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왼쪽)을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에서 지난 1981년 헬렌 토머스 기자(가운데)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왼쪽)을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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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기자 질문 태도가 논란에 휩싸이 가운데, 기자의 질문은 거침없고 성역이 없어야 한다는 말을 남긴 미국의 전설적인 기자 ‘헬렌 토머스’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60여 년의 기자생활 중 50년 가까이 백악관을 출입하며 존 F 케네디 대통령에서 오바마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10명의 대통령을 직접 취재했다.


이 과정에서 현직 대통령들을 상대로 그야말로 ‘불편한 질문’을 지속해서 이어갔다. 1991년 걸프전 발발 직전 토머스는 부시 대통령에게 “군사공격이 언제 시작되느냐”고 물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이 “헬렌, 오늘은 어딘가 언짢아 보이는데, 기운 좀 내시지그래”라고 말하며 자리를 피한 장면은 유명하다.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대통령도 그의 거침 없는 질문을 피해가지 못했다. 2003년 토머스가 동료 기자에게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을 취재하고 있다”고 말한 게 화근이었다.


백악관 기자석 맨 앞줄의 헬렌 토머스.사진=연합뉴스

백악관 기자석 맨 앞줄의 헬렌 토머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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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기자회견에 토머스를 3년 동안이나 참석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기자회견에 참석한 토머스는 대뜸 “당신이 전쟁을 원하는 진짜 이유가 뭐냐. 석유냐 이스라엘이냐”고 물었다. 부시 대통령은 “후세인 때문”이라고 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할 때는 “대통령과의 허니문은 단 하루에 불과할 것“이라고 일종의 ‘선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기자의 덕목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열 명의 대통령 누구도 언론을 좋아하지 않았다”, “사랑받고 싶은 존재가 되고 싶다면 기자가 되지 말라”, “기자에게 무례한 질문이란 없다”, “대통령과 언론은 항상 정보를 교환해야 한다. 미국 대통령이 언제나 깨어 있도록 하는 게 언론이기 때문이다” 등 기자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고, 그 질문은 거침없어야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생일이 같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베테랑 백악관 기자 헬렌 토머스가 미국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함께 생일을 축하한 지난 2009년 8월4일자 사진.사진=연합뉴스

생일이 같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베테랑 백악관 기자 헬렌 토머스가 미국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함께 생일을 축하한 지난 2009년 8월4일자 사진.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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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역 없는 ‘불편한 질문’을 보여준 그는 지난 2013년 7월20일(현지시간) 워싱턴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3세. 그의 죽음에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헬렌 토머스는 여성 언론인의 벽을 허문 진정한 개척자”라는 특별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송 기자 질문 태도를 둘러싼 논란은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KBS 시청자권익센터 코너에는 ‘송현정 기자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와 5,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그런가 하면 ‘대통령의 대담은 검증된 실력을 가진 대담자와 진행하도록 하여 주십시오‘라는 청와대 청원도 올라왔다. 청원인은 “진행된 대담을 보면서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면서 송 기자 질문 태도를 지적했다.


청원자는 “사회자의 질문 태도는 불량스럽기 짝이 없고 시청자로 하여금 불쾌함을 느끼게 할만큼의 표정과 태도도 문제였다“라며 “대통령의 답변을 하는 중간 중간 답변을 다 끊어먹고 말을 막았다. 답변을 하고 있는 도중인데도 사회자가 말을 하여 대통령의 답변을 들을 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해당 청원은 12,271여명이 동의를 표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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