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시장서 길 잃은 일본 치매노인, 시민들 도움에 가족 품으로

남대문시장서 충무로역 인근 빌딩까지 걸어가
당시 실종 신고 접수돼 경찰서도 찾고 있어

가족들과 서울 여행을 왔던 80세 일본인 치매 노인이 길을 잃었지만, 시민의 도움으로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12일 채널A는 80대 일본인 남성 A씨의 사연에 대해 보도했다.

머리가 벗겨지고, 등이 굽었고, 걸음걸이도 부자연스러운 노인이 횡설수설하는 모습에 사무실 직원들은 통역 애플리케이션을 동원해 의사소통을 시도했지만,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사진출처=채널A]

A씨는 지난달 16일 가족과 함께 관광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했다가 남대문시장에서 실종됐다. A씨는 남대문시장에서 약 2㎞ 떨어진 충무로역까지 걸어가 인근 빌딩 5층의 노무사 사무실로 들어갔다. 해당 사무실에 있던 우재원 노무사는 "많이 걸었는지, 등을 만져보니 땀이 흥건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머리가 벗어지고, 등이 굽었고, 걸음걸이도 부자연스러운 노인이 횡설수설하는 모습에 사무실 직원들은 통역 애플리케이션을 동원해 의사소통을 시도했지만,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급기야 나중에는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지인까지 수소문해 상황 파악에 나섰고, 빌딩 관리소에도 알리며 현재 상황에 대해 대처했다.

빌딩 관리소 직원 서현정 씨는 "(할아버지가) 지하철을 타고 도쿄를 가시겠다고 말씀을 하시더라. 그 얘기를 듣고 이분이 치매 노인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당시 실종 신고가 접수돼 남대문 경찰서도 노인을 찾고 있었다. 이후 노인은 출동한 경찰에 인계돼 무사히 가족을 만났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