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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 염색 없이도 세포 관찰하는 '인공지능' 현미경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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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박용근 교수 연구팀

형광 염색 없이도 세포 관찰하는 '인공지능' 현미경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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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형광 염색 없이 세포의 분자 정보를 볼 수 있는 인공지능(AI) 현미경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박용근 응용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이같은 AI 현미경 기술이 담긴 논문을 지난 7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박 교수 연구팀은 2012년 초부터 홀로그래픽 현미경 분야에 인공지능을 도입해 특이성 문제를 해결하려는 연구를 시작한 끝에 이같은 결실을 맺었다.


광학 현미경은 수백 년 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생물학 및 의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쓰이는 기술 중 하나로, 이미지 형성 원리에 따라 여러 형태로 발전해왔다. 최근 수십 년간 분자생물학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세포 내의 특정 구조를 형광(fluorescence) 으로 표지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이처럼 높은 생화학적 특이성(biochemical specificity) 덕분에 형광 현미경은 현재 가장 폭넓게 쓰이는 광학 현미경 기술이 됐다.


그러나 형광 현미경은 형광 표지 자체가 세포를 변형하는 것이기 때문에 세포에 부담을 준다. 밝기와 세포독성, 안정성 문제 때문에 초고속 또는 장기간 측정이 힘들다. 제한된 색깔로 인해 다양한 구조를 동시에 보는 것이 어려운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반면 각 물질과 빛의 상호작용을 결정하는 근본적인 특성인 굴절률(refractive index)을 이용해 아무런 염색을 하지 않아도 되는 현미경 기술 또한 꾸준히 발전해왔다. 굴절률로부터 파생되는 빛의 흡수, 위상차 등을 이용한 전통적인 현미경도 있다.


최근에는 굴절률 자체를 3차원 상에서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다양한 홀로그래픽 현미경(holographic microscopy) 기술이 상용화된 바 있다. 이러한 비표지(label-free) 현미경 기술은 형광 현미경과 비교해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지만, 굴절률과 세포 내 구조들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분자 특이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런데 박 교수팀은 2013년부터 꾸준히 연구를 진행하면서 형태적으로는 비슷하나 생화학적인 구성에 차이가 있는 시료(여러 종의 박테리아, 다양한 분류의 백혈구 등)의 굴절률 영상은 사람 눈에는 비슷하게 보이는데, 흥미롭게도 인공지능은 이를 높은 정확도로 분류할 수 있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는 매우 다양한 생체 시료에서 일관되게 관찰됐고, 따라서 연구팀은 생화학적 특이성이 높은 정보가 굴절률의 공간 분포에 숨겨져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홀로그래픽 현미경 영상으로부터 형광 현미경 영상을 직접 예측할 수 있음을 보임으로써 이 가설을 증명했다. 인공지능이 찾아낸 굴절률 공간 분포와 세포 내 주요 구조 간의 정량적인 관계를 이용해 굴절률의 공간 분포 해독이 가능해졌고, 놀랍게도 이러한 관계는 세포 종류와 관계없이 보존돼 있음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인공지능 현미경'은 홀로그래픽 현미경과 형광 현미경의 장점만을 갖는다. 즉, 형광 표지 없이 형광 현미경의 특이적인 영상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자연 상태 그대로의 세포에서 동시에 수많은 종류의 구조를 3차원으로 볼 수 있으며, 밀리초(ms) 수준의 초고속 측정과 수십 일 수준의 장기간 측정이 가능해졌다. 더욱이 기존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은 새로운 종류의 세포에도 즉시 적용이 가능하기에, 다양한 생물학 및 의학 연구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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