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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더라구요"…휴대전화 수색 나선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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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 민간수색팀 '아톰'
손정민씨 친구 휴대전화 수색 벌여
낫들고 풀 베며 동참
분당·수원 등서 찾아와 구슬땀
"사고 원인 정확하게 밝혀져야"

자원봉사자들이 손정민씨 친구 A씨의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수색을 벌이고 있다./사진=이정윤 기자 leejuyoo@

자원봉사자들이 손정민씨 친구 A씨의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수색을 벌이고 있다./사진=이정윤 기자 leeju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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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집에만 있기에 마음이 편안하지 않았어요.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나왔습니다."


지난 8일 토요일 오후 1시께 서울 한강공원 인근. 수풀 사이로 7명이 무언가를 찾는 데 열중이었다. 이들은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22)씨와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친구 A씨의 휴대전화를 수색하던 자원봉사자들이다. 민간수색팀 ‘아톰’이 휴대전화 수색을 한다는 소식에 주말을 반납하고 달려왔다. 한 손에 낫을 들고 풀을 베며 휴대전화를 찾았다. 손에는 낫 손잡이에 쓸린 자국이 남았고 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얼굴엔 땀이 맺혔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이뤄진 수색에 참여한 조모(67·여)씨는 자원봉사자 중 최고 연장자였다. 은평구 갈현동에 거주하는 그는 수색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한강공원으로 향했다. 조씨는 "허리가 쑤시고 오랜만에 낫으로 풀을 베니깐 손도 아프지만 이번 죽음에 대한 여러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해 나왔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휴대전화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 날인 9일 일요일에도 오전부터 휴대전화 수색에 참여하려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자원봉사자 조모(50·여)는 "정민씨 아버지의 절제된 부성애 그리고 냉정함 이면에 절규하는 모습이 느껴져 자원봉사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이번 사고의 원인이 정확히 밝혀졌으면 하는 심정이다"라고 했다.


이달 5일과 8일, 9일 3차례에 걸쳐 아톰은 한강공원 인근에서 수색작업 벌였다. 3차에 걸친 수색에 매번 20~30여명의 시민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톰은 앞으로도 이번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자원봉사를 할 방침이다.

아톰 팀장은 "우리는 자율적인 자원봉사 모임이며 단체대화방에 총 3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하고 있다"면서 "이번 수색에는 서울은 물론 분당과 일산, 수원 등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궁금증을 해소시키기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이번 사건과 후원 계좌를 만들거나 그럴 계획은 추호도 없고 순수한 마음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톰에서 진행하는 한강공원 인근 휴대전화 수색은 3차 수색으로 종료됐다. 하지만 10일과 1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민간 심해잠수팀 3명이 수중수색을 벌인다. 이들은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앞 가로 200m·세로 100m 구역에서 탐지장비를 이용해 휴대전화를 찾는다. 잠수팀 측은 "날씨가 흐리지만 예정대로 수중수색을 진행할 것"이라며 "다만 유속이 얼마나 빠르냐에 따라서 계획이 변경될 수는 있다"고 전했다.


A씨의 휴대전화는 정민씨 실종 의혹을 해소할 만한 주요한 단서로 지목됐지만 행방이 묘연하다.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정민씨 가족 등을 만났을 때 A씨가 정민씨의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다. 한강에서 발견된 정민씨에게선 A씨 휴대전화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기종이 ‘아이폰8 스페이스 그레이’라고 밝혔다. 경찰도 해당 휴대전화를 확보하기 위해 한강 인근을, 한강경찰대는 수중수색을 이어오고 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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