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막대한 국가채무에 허덕이는 아르헨티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 최악의 경기 위축을 경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 컨설팅사 에코고를 인용해 아르헨티나의 실질성장률이 전년대비 10% 감소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악의 경기 위축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18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경기침체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더욱 악화되면서 내수시장 등 실물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
아르헨티나 전체 주식시장 규모는 2018년 3500억달러에서 지난해 200억달러까지 쪼그라들었다. 3년 연속 경기가 위축되며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6%, 빈곤율은 44%로 증가하며 2000년대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기업들의 정리해고 금지 조치와 주요 수출품 관세인상, 부유세 도입 등으로 경제 회복에 집중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정책의 실효성에 부정적인 모습이다.
WSJ은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제한 조치의 장기화가 경제를 이전 보다 더욱 악화시키고 국민들의 반감이 누적되면서 거리 폭동 사태가 잇따르는 등 최악의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기본적으로 산업재와 자본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페소화 약세와 내수 악화로 수입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기업 활동이 정상적이지 않은 수준이다.
월마트, 나이키, 라탐항공 등 아르헨티아 내 외국계 기업들은 탈(脫)아르헨티나 행보를 이어가고 있고, 아르헨티나 최대 국영석유회사인 YPF는 4억1300만달러 채무불이행 위기에 직면했다.
에두아르도 레비 예야티 전 중앙은행 수석경제학자는 "성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잘 모르겠다"며 "정부는 경제를 자극할 자원이 없고, 기업들은 투자 철회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국영은행 출신인 경제학자 카를로스 멜코니안은 "투자 없이는 (정부의) 조치가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이날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을 CCC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피치는 2019년 8월 아르헨티나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강등한 이후 1년 반 가량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CCC는 투기등급 내에서도 한참 아래로 아프리카 잠비아, 콩고와 같은 수준이다.
피치는 등급 유지의 이유로 회복 불확실성을 이유를 들었다. 피치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해 9월 채무 재조정 이후 부채상환능력 약세 지속과 개선 전망의 불투명성, 심각한 정치적 불확실성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19 지원책으로 국내총생산(GDP)의 8%에 해당하는 대규모 차입조달 등 재정확대에서 기인한 취약한 경제 상황을 우려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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