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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석탄발전 지양' 같은 듯 다른 韓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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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석탄발전 지양' 같은 듯 다른 韓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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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2030 회계연도까지 노후되고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약 100개의 석탄화력 발전기를 폐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수혜국이 고효율 석탄 발전 기술을 받은 뒤 탈(脫)탄소화 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조건으로 발전소 수출을 지원할 것이다."


일본 정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석탄화력 발전소 수출 원칙을 발표했다. 문장 속 석탄화력 발전 기조는 한국과 유사하다. 다른 부분은 '그러나' 뒷부분이다. 일본은 석탄화력 발전소 수출을 무조건 막는 게 아니라 기준을 강화하고 요건에 충족될 경우 지원하고 있다.

수혜국이 탈탄소화 또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경우, 재정적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석탄화력 발전을 해야 하는 국가들로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 수출을 허용한다. 한국처럼 정치권이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전 업자를 압박하는 법을 만든다는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의 사정은 다르다. 정부가 석탄화력 발전소 수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우지 않은 바람에 베트남에 붕앙2호기 발전소를 수출하려 한 한국전력 만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몰렸다. 일본 정부처럼 불가피하게 석탄화력 발전소 수출을 할 수밖에 없다고 인정하고 엄격한 조건을 달아 사회적 합의를 끌어냈다면, 기업의 핵심 의사 결정이 정치에 흔들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여권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한전과 무역보험공사 등에 "베트남 붕앙2호기 다음은 뭐냐" "앞으로 수출을 할 거냐 말 거냐"고 물으며 수출 자제 약속을 받아내려 했다. 장관은 국회에 나가 '다시는 수출을 하지 않겠다'라고 약속할 뿐 '치밀한 기준에 따라 수혜국의 탄소 배출량을 몇 퍼센트 이내로 제한하겠다'라고 답하지 못했다. 공기업은 눈치만 본다.

전문가들은 "수혜국이 재정·에너지 수급상 석탄화력 발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 수출을 허용하는 원칙을 두되, 발전소의 효율 요건을 강화하는 조건을 걸면 온실가스 발생을 최소화하면서 수출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정교한 정책을 세우는 유능한 정부를 보고 싶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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