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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고인다'…고액예금 늘고 회전율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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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에 기업·가계 투자 꺼려…10억 이상 저축계좌 8년來 최대폭 증가
요구불예금 회전율 31년8개월來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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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떠도는 돈들이 은행에 고이고 있다. 10억원을 넘어서는 고액 저축계좌의 잔액이 8년 만에 최대폭으로 늘었다. 6개월간 예금액은 33조원, 계좌수는 5000개 가량 증가했다. 돈을 쉽게 뺐다 넣었다 할 수 있는 요구불예금의 회전율 또한 31년8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1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잔액 10억원이 넘는 저축성예금 규모는 532조56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499조1890억원)에 비해 33조3780억원(6.7%) 증가했다. 이는 2010년 상반기(63조30070억원, 22.7% 증가) 이후 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1년 전인 지난해 6월말(480조4330억원)보다는 52조1340억원(10.9%) 많아졌다.

고액 예금의 계좌수 증가도 눈에 띈다. 총 6만7000계좌로 지난해 말 이후 5000계좌가 늘어났다. 계좌수 증가폭도 2010년 상반기(6000개) 이후 최대 수준이다. 저축성예금은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등을 포함하는 금융상품으로, 예금주가 일정기간 동안은 돈을 회수하지 않고 은행에 예치하는 돈이다.

10억원 이상 고액 예금은 전체 저축성예금보다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6월말 저축성예금 잔액은 1153조9340억원으로 6개월간 42조6530억원(3.8%) 늘어났는데, 증가분(금액 기준)의 80%에 달하는 금액을 10억 이상 고액계좌가 차지한 셈이다. 1억원 이하의 소액예금은 같은 기간 6조3730억원(1.5%), 1억원 초콰 5억원 이하 예금은 993억원(0.7%) 증가하는데 그쳤다.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예금은 1조9100억원(3.9%) 늘었다.
저금리로 꾸준히 늘던 저축성 예금이 올해 폭증한 것은 자산가들과 기업들이 투자처를 찾지 못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기업들은 지난해 실적호조를 거두고도 향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래를 대비해 실탄을 확보해 둔 것으로 보인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상황에서 창업이나 투자에 자신이 없는 개인과 투자기회를 찾지 못한 기업이 현금보유 형태로 돈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며 "경기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투자에 실기를 범하지 않으려는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예금의 회전율도 31년 만에 최저를 나타냈다. 9월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6.4회로, 1987년 1월(16.3회)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예금 지급액을 예금 잔액으로 나눈 값이다. 예금 회전율이 낮을수록 가계, 기업이 돈을 인출해 쓰지 않고 은행에 예치한 채로 두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예금 회전율은 1999년만 해도 100회에 육박했다가 2000년대 들어서 추세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작년부터는 20회를 넘는 것도 드문 일이 됐다. 분기 기준으로도 올해 3분기 예금 회전율은 18.2회로 1987년 1분기(17.9회) 이후 가장 낮았다.

단기 부동자금의 성격이 짙은 요구불예금의 회전율이 떨어진 건 무엇보다 투자부진의 영향이 크다. 미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제 성장세 둔화 가능성 등 대외적 요인에 한은 금리 인상 가능성과 고용 부진, 반도체 경기 전망 불투명 등 대내 불확실성까지 얽힌 상황이다. 여기에 추석 연휴라는 일시적인 요인도 회전율 저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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