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3건…지난해 대비 20% 증가
코스피 취득금액 상위 5개사 중 4곳은 주가 '하락'
[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올해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상장사들의 주가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ㆍ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해 시장이 악화되면서 주가부양책 효과가 미미했다.
자사주취득 결정을 내린 기업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은 SK하이닉스로 공시날 기준 1조8000억원이다. 이어 SK이노베이션(1조원), 현대차(4100억원), 한국유리(1260억원), NAVER(1200억원) 등의 순으로 규모가 컸다. 코스닥에서는 SK머티리얼즈가 912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마크로젠(100억원)과 톱텍(100억원), 다날(99억원), 테스(73억원)가 뒤를 따랐다.
일반적으로 자사주 취득은 주가 관리, 주가 부양 등을 위해 기업이 책임경영 수단으로 채택하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기업들의 주가는 신통치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은 4월30일 공시를 낸 후 다음날에는 6% 넘게 상승하면서 20만8000원을 기록, 6월12일에는 21만5000원까지 뛰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지속적으로 밀리면서 19만원대로 내려왔다. 현대차도 4월27일 15만8000원에서 12만원대로 주가가 밀렸다. 유일하게 상장폐지를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한국유리만 7월30일 4만4500원에서 5만3000원대로 뛰었다.
코스닥은 상위 5개사 중 2개사의 주가가 하락했다. 마크로젠도 자사주취득 공시를 낸 6월18일 종가 3만765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날 주가는 3만3000원을 기록, 이 기간동안 12.35% 하락했다. 다날은 6월14일 4630원에서 4590원으로 내려왔다. 반면 SK머티리얼즈는 6월12일 17만3600원에서 18만1000원으로 올랐다. 톱텍도 같은 달 15일 2만4450원을 기록한 후 전날 2만5450원에 거래를 마감, 4% 상승했다. 테스의 경우 6월27일 2만4150원에서 전날 2만3750원으로 주가가 후퇴했다. 그러나 이날 반등에 성공하면서 2만4700원대로 오르기도 했다.
이 같은 자사주 매입이 효과가 없는 것은 시장상황 탓이 크다.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은 미ㆍ중 무역전쟁과 바이오주 급락 및 중국 증시 부진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코스피는 연초 2600까지 올랐으나 이달 2300선이 깨지기도 했으며 코스닥도 930에서 780선으로 밀린 상황이다.
증권가는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이 호재긴 하지만 주가 상승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고 조언한다. 주가 상승에는 시장 상황이나 펀더멘털 같은 부분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주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업황과 기업실적"이라며 "자사주 매입이 기업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시장국면이 안 좋을 때는 절대적인 성과가 나오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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