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성폭행 피해자가 6개월 실형 받아…인니, 사법제도의 실패'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인도네시아 시민운동가들이 친오빠에게서 성폭행을 당해 낙태를 한 10대 소녀에게 불법 낙태로 6개월형을 선고한 법원의 판단에 대해 공식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1일 여성 인권과 어린아이 보호 관련 시민운동단체들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사법위원회와 만난 자리에서 성폭행 피해자를 낙태 혐의로 기소한 법원의 처사는 "심각하게 불공정했다"고 비판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잠비주(州) 지방법원에서는 지난달 성폭행을 당한 15세 소녀가 낙태했다는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는 일이 발생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낙태는 산모의 생명이 위험하거나 성폭행을 당한 때에만 조건부로 가능하다. 다만 낙태가 가능한 시점은 성폭행당한 시점으로부터 40일 이내다. 소녀의 경우에는 성폭행을 당해 임신한 지 8개월이 지난 시점이었기 때문에, 불법 낙태로 판단되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성폭행 가해자로 올해 17살인 소녀의 오빠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9월 이후 8차례 성폭행을 저질렀으며, 소녀가 성폭행을 거부했을 때에는 폭행도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소녀의 오빠는 포르노 동영상을 본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소녀의 오빠는 2년형을 선고받았다. 이외에도 소녀의 어머니는 딸의 낙태를 도왔다는 혐의로 역시 기소될 위기에 처해있다.

시민운동가들은 15세 소녀를 기소하기로 한 법원의 판결에 대해 정부가 재검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녀는 피해자로 봐야 하며, 낙태 역시 의료상 긴급한 조치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운동가들은 "피해 소녀는 구류 돼서는 안 되며,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되어서도 안 된다"면서 "이 문제는 인도네시아 시스템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이들은 소녀의 오빠와 소녀가 모두 정부가 지정한 같은 변호사에 의해 변호를 받았다는 점 역시 문제로 삼았다.

소녀는 현재 잠비주 고등법원에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내년 의대 증원, 최대 '1500명선'…법원 제동에 "성실히 근거 제출할 것"(종합) "너무 하얘 장어인줄 알았어요"…제주 고깃집발 '나도 당했다' 확산 전국 32개 의대 모집인원 확정…1550명 안팎 증원

    #국내이슈

  • 피벗 지연예고에도 "금리 인상 없을 것"…예상보다 '비둘기' 파월(종합) "韓은 부국, 방위비 대가 치러야"…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시사한 트럼프 밖은 손흥민 안은 아스널…앙숙 유니폼 겹쳐입은 축구팬 뭇매

    #해외이슈

  • 캐릭터룸·테마파크까지…'키즈 바캉스' 최적지는 이곳 [포토] 붐비는 마이크로소프트 AI 투어 이재용 회장, 獨 자이스와 '기술 동맹' 논의

    #포토PICK

  • 현대차, 美 하이브리드 月 판매 1만대 돌파 고유가시대엔 하이브리드…르노 '아르카나' 인기 기아 EV9, 세계 3대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네오탐'이 장 건강 해친다?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