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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21세기는 석유가 아니라 물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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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World Water Day)이다. 세계 물의 날은 유엔(UN)이 전 세계인에게 물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1992년 제정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보다 앞선 1990년 '물의 날'을 제정한 바 있다. 당시 우리나라가 제정한 물의 날은 7월1일이었으나, UN의 요청에 의해 1995년부터 3월22일 세계 물의 날로 일원화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국제사회가 물의 날을 제정하여 물의 중요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노력하는 이유는 단연 '물 부족' 현상 때문이다.

일견 지구 표면의 70%가 물인데 정말 그렇게나 물이 부족할까 여길 수 있다. 하지만 지구상의 물 중에서 우리 인간이 사용 가능한 담수량은 불과 2.5% 수준에 불과하며, 이 중에서도 실제 우리가 현실적으로 사용 가능한 담수량은 0.8%에 불과하다.
공급은 제한된 데 반해 물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수요 증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인구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세계 인구는 매년 8300만명씩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지구상의 인구는 76억명에서 2050년이면 100억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 발달 역시 물 부족을 야기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저소득 국가들의 경우에는 용수 사용량의 80% 이상이 농업용수이지만, 고소득 국가들의 경우에는 60% 가까이가 산업용수로 사용되고 있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지난 30년간 물 사용량이 3배 가까이 증가했는데 이 중 60% 이상이 산업용 수요 증가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물을 확보하기 위한 일련의 제도적ㆍ기술적 요소들은 산업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요인이 충분하다. 이른바 '물산업'이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물산업이란 물을 취수하고 정수해 사용하고, 사용한 다음 하수ㆍ폐수 처리 및 재활용 과정에 투여되는 산업과 관련 서비스 분야를 지칭한다. 2016년 현재 전 세계 물시장 규모는 800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향후 연평균 3% 수준의 지속적인 성장세가 전망된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들은 향후 2030년까지 국가 인프라 확충 사업에서 투자하기로 한 규모가 통신 부분이 8조2000억달러, 교통 부분이 5조2000억달러인 데 반해 각종 용수 확보 부분에 투자 예정인 금액은 18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이상에서 열거한 일련의 상황에 주목하여 20세기가 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물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뒤늦게 물산업을 주목하고 있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물론 부족한 각종 용수 확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해외 수출 및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도 함께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중국과 일본이 세계 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30%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세계 10대 물 부족 도시 중 베이징과 도쿄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물산업은 우리의 기존 생존권을 보장하는 국가 기본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회일 뿐만 아니라 수출과 신규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유망 산업임이 분명해 보인다. 최근 우리 경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화두 아래 각종 신기술을 통해 미래 먹거리와 신규 일자리 창출 기회를 찾고 있다. 하지만 물산업을 보면서 어쩌면 정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생활 속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박정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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