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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반도체 초호황과 세번째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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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반도체 초호황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투자은행(IB) 업계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메모리 공급량이 늘어나며 초호황기가 1년 만에 끝날 것이라고 예단했다.

JP모건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를 추천 주식 명단에서 제외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지난해 연말에 올 상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이 급격하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불과 3개월이 지난 현재 JP모건이 "반도체 업황은 여전히 건강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을 바꿨다. 골드만삭스는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투자는 수년전부터 큰 폭으로 증가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투자가 일부 마무리 되는 올해부터 공급량은 증가한다. 수요가 많아도 공급이 적정 수준이 되면 반도체 가격은 다시 하락하고 관련 업체들의 실적은 하락한다. 전통적인 수요공급 논리다.

3개월만에 반도체 업계에 뭔가 극적인 일이 있었을까? 아쉽게도 아무 일도 없었다. 업계의 예상처럼 반도체 수요가 꾸준했다는 것이 전부다. 전통적인 수요공급 논리로는 현재 반도체 초호황기를 설명하기 어렵다. 그도 그럴듯이 지금은 혁명기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1980년 저서 '제3의 물결'에서 20~21세기 펼쳐질 후기 산업화 시대, 즉 정보화 시대를 예견했다. 수렵과 채집에서 농경 시대로 바뀐 첫번째 물결,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두번째 물결에 이어 ICT로 대변되는 세번째 물결이 다가온다고 주장했다.

이미 세번째 물결이 지나가고 네번째 물결에 접어들었다는 의견도 있지만 세번째 물결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첫번째 물결과 두번째 물결은 인간의 삶을 통째로 바꿨다. 매일 끼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고 기계의 힘을 빌러 인간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일들을 만들어 냈다. 세번째 물결은 PC와 인터넷의 등장으로 인간의 삶을 크게 바꿨지만 첫번째, 두번째 물결보다는 강도가 약했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으로 총칭되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클라우드 등의 기술은 인간의 노동력에 대한 개념 자체를 바꾸고 있다. 반도체 초호황은 이런 국면의 중심에 있다. 막대한 양의 반도체 없이는 AI를 구현하기 어렵다. 수요공급의 논리를 넘어서는 거대한 변화속의 중심에 반도체가 자리잡으며 초호황 국면은 이제 막 개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스탠리 큐브릭이 감독한 영화 '스페이스 2001'은 지난 1968년에 개봉됐다. 영화에 등장하는 AI '할(HAL) 9000'은 실제 AI 연구서도 롤모델이 됐다. 영화에 AI가 등장한 시간인 2001년에서 17년이 지난 현재 '할 9000'은 현실이 되가고 있다. 반도체 초호황이 왜 현재진행형일 수 밖에 없는지를 보여준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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