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펀드, 중소형주 앞질러

최근 6개월 수익 10.4%
중소형주 펀드 9.3% 넘어
평균 446억4000만원 유입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 펀드가 중소형주 펀드보다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최근 6개월동안 4차 산업혁명 관련 펀드 18개의 평균 수익률이 10.4%를 기록해 9.3%인 중소형주 펀드를 앞섰다. '한국투자한국의제4차산업혁명[자]1(주식)(C)'이 21.01%로 1위에 올랐고, 'KBSTAR글로벌4차산업IT증권ETF(주식-파생)(합성H)'가 15.14%, 'DB글로벌로보틱스인덱스[자](H)(주식)C/A'가 15.0%로 뒤를 이었다.

연초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두 펀드의 수익률 차이가 각각 3.4%와 1.2%로 벌어진다. 최근 새로 출시된 펀드의 수도 4차 산업혁명 펀드가 중소형주 펀드보다 훨씬 많다. 시판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펀드 30개 중 28개(93%)가 지난해 초 이후에 출시됐다. 6개월 수익률이 10%를 넘는 4차 산업혁명 펀드 10개 중 7개가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됐다. 4차 산업혁명 펀드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심효섭 KB자산운용 액티브운용본부장은 "지난해에 이른바 FAANG(페이스북ㆍ아마존ㆍ애플ㆍ넷플릭스ㆍ구글)이라 불리는 미국 정보기술(IT) 종목 주가 성장동력이 워낙 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검증된 중소형주보다 펀드가 많이 출시됐다"며 "시장이 3차산업에서 4차산업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초입 단계로 해석하고 있어 투자심리도 우호적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최근 6개월동안 4차 산업혁명 펀드로 들어온 자금은 평균 446억4000만원이었다. 중소형주 펀드 39개로는 평균 114억6400만원이 유입됐다. 'KTB글로벌4차산업1등주(주식)C-A'에 6개월동안 2443억2200만원이 유입됐다. '미래에셋TIGER모닝스타글로벌4차산업혁신기술증권ETF(주식-파생)(합성H)'에 1778억5300만원, '한국투자한국의제4차산업혁명[자]1(주식)(C)'엔 1687억6900만원이 들어왔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지난해 10월까지 개인투자자의 매수 비중이 큰 중소형주 등의 성과보다는 삼성전자 같은 IT 대형주가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라며 "펀드매니저 입장에서 볼 때 기관과 외국인투자자의 경우 코스닥 상장사 1200여개사를 한데 묶은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사 중심의 4차 산업혁명주에 대한 정보가 많은 만큼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코스닥 지원 정책이 당분간 4차 산업혁명 펀드와 중소형주 펀드에 모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내다봤다.

심효섭 본부장은 "KRX300지수와 코스닥벤처펀드 출범 등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면서 지금처럼 정부 지원이 이어진다면 정책 수혜를 예상한 투자자들의 자금이 두 펀드로 계속 흘러들 것"이라며 "FAANG을 위시로 한 세계 IT 부문과 코스닥 지수 모두 지난해에 워낙 많이 올랐기 때문에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4차 산업혁명 흐름이 세계적으로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여 장기투자할 가치가 있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