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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 뜯어보기]한 모금으로 정의하기 힘든…익숙·오묘한 '막걸리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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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순당 막걸리카노, 캔 뚜껑 열자 막걸리향 솔솔
첫 맛은 쌉쌀한 아메리카노
반 캔 마시니 알코올 기운 확

막걸리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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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뭐라카노."

아열대성 스콜과 같은 소나기가 그친 뒤 다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25일.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를 걸어 도착한 사무실의 냉장고에서 '막걸리카노'를 발견하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아재 개그'였다. 막걸리와 아메리카노를 합친 제품명은 경상도 사투리와 흡사했다. 막걸리와 커피의 조합은 도무지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시중에 판매되는 캔 카페라테를 연상시키는 아이보리색 바탕에 고급스러운 커피 용기가 새겨진 캔 모양은 영락없는 캔 커피다. 다만 350㎖의 캔 맥주 용량과 표지에 적힌 주류업체 '국순당'을 보고 술이라는 것을 추측할 뿐이다. 캔 뚜껑을 열자 발효된 막걸리 향이 올라왔다. 한 모금, 두 모금, 세 모금. 쌉쌀한 아메리카노 맛에 놀라 연거푸 들이켰다. 익숙하지만 오묘한 맛이다.

"생쌀을 곱게 갈아 7일간 발효시켜 더욱 깔끔하고 부드러워진 막걸리와 '멀티 스테이지 스프레이 드라이드' 공법으로 만들어진 깊고 풍부한 로스팅 커피를 블렌딩해 완벽하게 균형 잡힌 맛을 느낄 수 있는 커피 막걸리"라는 표지 문구처럼 높은 점수를 줄 만한 맛이다. 뒷맛은 국내 커피 전문점 앤젤리너스의 인기 메뉴인 '아메리치노'와 비슷했다. 막걸리 향기가 솔솔 퍼졌지만, 맛은 커피에 더 가까웠다. 마실수록 카페라테와 같은 부드러움이 입안을 감쌌다. 실제 이 제품에는 커피 파우더가 함유됐고, '임산부, 카페인 민감자는 주의하라'는 주의 문구도 담겼다.

후배에게도 권했다. "맥콜 맛인데요." 한 모금 넘기자마자 외쳤다. 익숙한 맛의 이유를 찾았다. 하지만 커피로만 여기면 큰코다친다. 맛의 근원을 찾기 위해 빈속에 반 캔 정도를 마실 무렵, 식도를 타고 '찌르르한' 알코올 기운이 느껴졌다. 막걸리카노의 알코올 도수는 4%로 일반 맥주와 비슷하다. 발효주의 특징인 막걸리를 마신 뒤 나타나는 대표적 증상인 '트림'도 올라왔다.
한 캔을 거의 다 먹을 무렵 포만감이 밀려왔다. 막걸리 특유의 달달함도 느껴졌다. 후배는 "칼로리가 엄청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원재료명을 살펴보니 액상과당과 설탕은 물론 설탕 대체제인 아스파탐도 들어 있다. 커피 음료와 달리 막걸리카노의 경우 주류인 만큼 열량 표기는 없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공한 막걸리 1회분(400g)의 열량은 224㎉. 한 캔을 다 마실 경우 쌀밥 한 공기를 먹었을 때의 열량에 버금가는 수치다. 커피를 너무 사랑하거나, 막걸리를 비롯해 술에 거부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권한다. 반대로 술을 너무나 '애정'한 나머지 커피를 마시는 순간에도 알코올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강력 추천한다. 단 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해롭다는 점은 기억하시라.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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