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개이득⑭] "엘리베이터 탈땐 구석에"…'반려인 매너'란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서초구 반려견 놀이터

서초구 반려견 놀이터

AD
원본보기 아이콘

최근 완공된 반려견놀이터가 혐오시설로 분류돼 개장도 못하고 폐쇄된 일이 있었습니다. 반려견에 대한 사회적 갈등이 많아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삼성화재안내견학교에는 안내견으로 양성되지 못한 개를 일반가정에 무상으로 분양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화면접을 통과하면 신청자의 모든 가족구성원이 설명회에 참석하게 되는데, 약 2시간동안 분양 교육을 받게 됩니다.

이 분양교육 시 강조하는 것은 개 키우는 사람의 매너입니다. 우선 실외배변을 하는 경우 아파트 단지 내 어떤 장소가 좋은지 소개하고, 산책 시 배변봉투를 일부러라도 보이게 들고 다니라고 교육합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데 누군가 오면 먼저 이용하라고 양보하고, 엘리베이터를 이미 타고 있다면 한쪽 모퉁이에 개를 앉혀 통제하면서 문이 열릴 때 놀라지 않게 간단히 인사를 하라고 교육합니다. 아파트에 거주할 경우 장난감도 바닥에 튀어 소리나지 않는 재질로 권해드립니다.
허락된 장소가 아니면 목줄을 풀지 않도록 하고 산책 중에 무서워하는 사람이 있거나, 어린 아이와 같이 산책하는 가족이 있으면 리드줄을 짧게 잡으면서 통제하거나 개를 앉히고 먼저 지나가라고 말을 건네는 것을 교육합니다. 어찌보면 별 것 아닌 내용이나 다른 측면에서는 세심한 배려일 수 있습니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은 적어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는 전반적인 이미지가 사회에 인식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설명회 참석 후 일주일간의 숙려기간 동안 분양신청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이후로도 1년 가까이 기다려 개가 선정되면 분양교육을 받습니다.

교육을 하다보면 조심해야 할 부분들에 대한 내용이 많다보니 '왜 안 된다는 얘기만 하냐'고 볼멘소리로 항의하시는 분들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반려견을 키우며 이웃과 동네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가족 뿐 아니라 이웃과 주변사람들의 암묵적 동의가 없다면 개를 키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대중에게 어떻게 인식되는가에 따라 반려견을 키우는 진정한 즐거움을 향유할 수 있는 문화도 확산됩니다. 내 강아지가 귀엽다고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받아들여지길 기대하지 말고, 예의바르고 배려있게 보일 수 있도록 해주세요. 개를 싫어하는 사람이 정말 개를 싫어할까요? 개를 키우는 주인의 배려없음을 싫어하는 겁니다.

반려견 놀이터는 개를 키우고 싶지만 여건이 되지 않는 가정의 아이들에게 다른 생명체를 깨끗하고 안전하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반려견 문화가 성숙하고 반려견에 대한 인식이 향상돼 반려견놀이터가 협오시설이 아닌 다양한 생명이 함께하는 공존의 배움터이며 놀이터로 각 지역주민이 적극적으로 유치하고픈 '유치희망 시설'이 되길 기대합니다. /박태진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수의사
▲삼성화재안내견학교 박태진 수의사.

▲삼성화재안내견학교 박태진 수의사.

원본보기 아이콘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오동운 후보 인사청문회... 수사·증여 논란 등 쟁점 오늘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인사청문회…'아빠·남편 찬스' '변호전력' 공격받을 듯 우원식,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당선…추미애 탈락 이변

    #국내이슈

  • 골반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3년 만에 앉고 조금씩 설 수도" "학대와 성희롱 있었다"…왕관반납 미인대회 우승자 어머니 폭로 "1000엔 짜리 라멘 누가 먹겠냐"…'사중고' 버티는 일본 라멘집

    #해외이슈

  • '시스루 옷 입고 공식석상' 김주애 패션…"北여성들 충격받을 것"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김 여사 수사 "법과 원칙 따라 제대로 진행" 햄버거에 비닐장갑…프랜차이즈 업체, 증거 회수한 뒤 ‘모르쇠’

    #포토PICK

  •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르포]AWS 손잡은 현대차, 자율주행 시뮬레이션도 클라우드로 "역대 가장 강한 S클래스"…AMG S63E 퍼포먼스 국내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한-캄보디아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