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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하고도 돈 못번 미스터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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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그룹, 52주 신저가 추락…소액주주들도 희생양
매출 대비 판관비 비중 다른 프랜차이즈보다 훨씬 높아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치즈 통행세' 등 가맹점으로부터 부당한 이득을 취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MP그룹(미스터피자)은 2년째 적자를 내고 있다. 갑질로 가맹점을 쥐어짠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정작 회사 매출은 줄고, 수익성도 나빠지고 있는 배경은 뭘까.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MP그룹은 지난해 개별기준 영업손실 89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영업이익 18억원을 기록했으나 2015년 73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고 지난해는 적자폭이 더 커졌다. 매출도 2014년 1429억원, 2015년 1103억원, 2016년 971억원으로 급감했다.
외식 트렌드 변화에 매출이 하락하면서 수익성도 나빠진 것인데 이 와중에 2016년 4월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69)의 경비원 폭행 사건으로 MP그룹이'갑질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이 같은 추세가 가속화 됐다.

설립 후 꾸준한 확장세로 2014년 430개점까지 늘었던 가맹점수는 소비자의 외면으로 2015년 411개점, 2016년 367개점, 현재 354개점으로 줄었다. 이 때문에 MP그룹은 '갑질 논란'으로 악화된 수익을 다시 가맹점들을 쥐어짜는 방식으로 보전하려는 악순환을 되풀이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 전 회장은 현재 친인척이 운영하는 중간 납품업체를 통해 치즈를 공급하면서 가맹점에 '치즈 통행세'를 부과하고, 탈퇴한 가맹점주의 가게 근처에 '보복 출점'을 한 혐의 등으로 검찰이 구속 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다만 이 같은 갑질은 MP그룹 실적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갑질로 부당이득을 취한 회사들이 MP그룹 연결회계에 포함되지 않은 위장계열사로 추정될 수 있는 곳들이기 때문이다. 감사보고서 특수관계자에 포착되는 치즈 유통업체 A사와 피자 도우업체 B사는 위장계열사로 지목돼 현재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회사가 아닌 회장 일가로 수익이 흘러들어갔다면 정 전 회장이 상장업체인 MP그룹의 소액주주들에게 또다른 '갑질'을 한 셈이 된다. MP그룹 주가마저 최근 '갑질 논란'에 연일 곤두박질 쳐 전날 52주 신저가(1355원)을 경신했다.

매출 감소와 동시에 줄어들기 마련인 비용이 오히려 늘어난 것도 이 같은 '갑질'과 맥이 닿아 있다. 2014년 542억원이었던 MP그룹의 판매관리비(판관비)는 매출이 300억원이나 줄어든 2015년에 566억원으로 늘었고, 2016년(548억원)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기준 판관비 비중은 매출액의 56.4%다.

MP그룹 외 유일한 상장 프랜차이즈 업체인 해마로푸드서비스(맘스터치)의 지난해 매출(2019억원) 대비 판관비(352억원)가 17.4%인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높다. 비상장 프랜차이즈 피자에땅(32.8%), 제너시스비비큐(BBQㆍ28.4%)와 교촌에프앤비(교촌치킨ㆍ16.6%) 등과 비교해도 MP그룹이 압도적으로 높다.

김경률 참여연대 집행위원장(회계사)은 "업종을 불문하고 판관비가 매출의 50%를 넘어선다는 것은 운영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MP그룹의 판관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는 2014~2016년 201억원, 213억원, 211억원순으로 유지됐다. 전년도 사업보고서에는 정 전회장의 아들과 최측근들로 구성된 이사ㆍ감사 4명에 대한 보수로 총 7억500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기재됐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이외에도 가족을 동원해 '공짜급여'를 수령했다고 보고 있다.

광고비(87억원)의 경우 90% 이상을 가맹점이 부담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선 매출이 줄어도 감축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 수익은 본사가, 비용은 가맹점이 부담하는 모양새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브랜드 로열티 3%(매출액 기준)에 광고비 4%가 가중된다. 가맹점의 부담을 우려해 본사와 가맹점이 광고비를 반반씩 부담하는 업체들도 있으나 MP그룹은 광고비 전체를 가맹점이 부담하는 체제다.

한 애널리스트는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우 가맹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광고를 아예 하지 않는다"며 "그만큼 가맹점에 돌아가는 수익이 많으니 입소문이 나 가맹점수가 급격히 늘어난 업체도 있다"고 말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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