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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런22]또 증시 발목 잡은 펀드 환매의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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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거래일 연속 1조7447억원 순유출
코스피 박스권 상단 가까워지자 투자자 환매 이어져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어느새 신기록(?) 경신이 눈앞이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29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총 22거래일 연속 자금이 이탈했다. 이 기간 8087억원의 돈이 새로 들어왔지만 2조5532억원이 출금되며 총 1조7447억원이 순유출됐다. 이렇게 장기간 자금이 빠자나갔던 적은 2014년 3월27일부터 4월25일까지 22거래일 연속 순유출된 이후 약 2년4개월만이다. 당시엔 22거래일 동안 총 1조9541억원이 빠져나갔다.

최근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까지 오르면서 펀드 환매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지난달 4일 2000선을 탈환한 이후 같은달 16일엔 연중 최고점인 2063.09까지 치솟았다. 원화 강세 등 우호적인 환율여건에 따라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됐고 삼성전자 주가가 2분기 호실적에 이어 갤럭시노트7 기대감 등으로 높게 치솟은 덕이다.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인 2100 근처까지 오르자 과거처럼 박스권 돌파가 어렵다고 예상한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주문이 이어져 기관은 연일 매도물량을 던지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까지 오르면 펀드 가입자가 환매하는 방식은 국내 시장에서 굳어진 패턴"이라며"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 행렬이 코스피 박스권 돌파를 제약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펀드 환매는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면서 국내 기관이 주식을 내다팔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기관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21일 연속으로 돈이 빠져나가는 동안 5거래일을 제외하고 주식을 계속 순매도했다. 이 기간 코스피시장에서 기관의 순매도 금액은 1조7649억원으로 국내 주식형펀드 유출금액과 거의 일치한다.

외국인의 거침없는 매수세에 고점을 향해 달려가던 지수도 기관의 물량이 계속 나오면서 주춤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2060선을 넘던 지수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약해지자 2030선을 내주기도 했다.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탈이 승승장구하던 증시의 발목까지 잡은 셈이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간 돈은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국내 채권형펀드나 머니마켓펀드(MMF)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국내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지난 6월30일 기준 92조9155억원에서 지난달 29일 기준 99조3974억원까지 증가하며 1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있다. 같은 기간 MMF 설정액 역시 106조7911억원에서 124조743억원까지 늘었다.

이 같은 경향은 지난달 26일 잭슨홀 미팅에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발언대에 오른 전후로 두드러졌다. 미국 금리인상 기대감이 커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지수는 전고점까지 오를 정도로 좋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시장을 여전히 불안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글로벌 증시도 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최근 4주간 선진시장과 신흥국시장의 주식ㆍ채권형 펀드의 자금 흐름을 보면, 우선 주식형펀드의 경우 선진시장에선 42억7400만달러가 유출됐고 신흥국시장은 3500만달러가 유입되는 데 그쳤다. 총 42억3900만달러가 순유출된 것이다. 채권형펀드는 선진시장에서 57억3600만달러가 순유입됐고 신흥국시장에서도 8억8600만달러가 들어와 총 66억22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김수명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식형 펀드의 경우 선진시장에선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감에 북미지역 펀드가 2주만에 순유출로 전환하는 등 관망세를 보이는 모습"이라며 "신흥국시장의 경우도 아직 순유입이 유지되고는 있지만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있어 추가적 강한 유입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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