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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버핏인가] 팝콘 하나도 그냥 사주지 않았던 '아빠 버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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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영하의 쌀쌀한 날씨에도 국내 대형마트에는 새벽부터 부모들이 길게 줄을 섰다. 이들은 텔레비전으로 방영되며 인기를 끈 일본의 공룡 장난감을 사기 위한 인파들이었다. 장남감을 사달라고 떼쓰는 아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하려고 어떤 부모는 휴가를 내기도 했고 또 다른 부모는 정가의 2~3배가 넘는 웃돈을 주기도 했다.

이 장난감이 수십 년 전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다면 워런 버핏의 아들 하워드와 피터는 이 장난감을 가질 수 있었을까. 그들의 아버지 버핏은 50여년 전 30대 초반에 이런 장난감이라면 생산된 모든 제품을 사고도 남을 부를 가진 백만장자가 돼 있었는데 말이다.
이들은 아버지 버핏이 대가 없는 선물은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단 한 번도 버핏에게 당연한 듯이 돈을 받지 못했다. 버핏은 아이들과 극장에 가서도 자기 돈으로 팝콘을 사주지 않았다. "내가 너희들에게 팝콘을 사주면 여기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다 사줘야 하는데 그럴 수는 없잖아."

버핏은 돈에 대해 아이들이 섣부른 기대를 하지 못하게 했다. 교육비 이외에는 부모에게 기댈 생각을 못하게 교육받았다. 버핏의 자녀들은 유년시절 혹독한 경제관념을 몸으로 체험한 것이다.

커서 아버지가 어마어마한 부자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이들은 자기들이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아 부자가 되리라고는 조금도 기대하지 않았다. 대신 주차비를 낼 현금이 없었던 맏딸 수전 주니어는 아버지에게 고작 20달러를 빌리기 위해 수표를 썼고, 이사를 가기 위해 처음으로 버핏에게 부탁을 했던 막내아들 피터는 아버지 대신 은행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며칠 전 미국판 '땅콩리턴' 사건이 국내에 알려졌다. 힐튼 호텔의 상속녀인 패리스 힐튼의 동생 콘래드 힐튼이 지난해 7월 비행기에서 흡연과 욕설 등 4시간 동안 갖은 난동을 부린 것이다. 그는 승무원들에게는 "너희 보스를 잘 안다. 모두 5분 내로 다 해고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또 옆자리 승객에게는 '하찮은 사람들'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그가 믿은 것은 아버지의 부와 그 부에서 파생된 힘이었다. 콘래드는 수배를 받아오다 법원에 자진 출두했고 10만달러(약 1억80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일단 풀려나 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콘래드가 버핏의 아들이었다면 적어도 아버지의 경제적 도움을 기대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자녀의 부탁이라면 끔찍히 생각하는 요즘 부모들에게 세계 최고 갑부인 버핏의 자녀 교육관은 새삼 교훈을 주고 있다. 세기적 투자 귀재인 버핏의 투자철학과 인생을 되돌아보고 있는 본지 빅시리즈 '왜 지금 버핏인가', 오늘은 버핏의 자녀 교육관을 살펴본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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