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가격 4년여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금과 은의 국제가격이 4년여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 달러화 강세와 세계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현대증권 에 따르면 금 국제가격은 지난 5일 온스 당 1140.03달러로 2010년 4월 이후 4년반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금 값은 올해 초 1200달러에서 출발해 3월에는 1380달러까지 상승했으나 7월부터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은 값은 금 값보다 낙폭이 더 컸다. 은 국제가격은 지난 6일 온스당 15.28달러로 연초 대비 17% 하락하면서 2010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온스의 금을 구입하는데 몇 온스의 은이 필요한지를 나타내는 '금ㆍ은 비율'은 올해 초 61.9에서 21일 기준 72.88로 높아졌다. 2009년 3월 이래 최고 수준이다.

가격이 떨어지자 금 ETF(상장지수펀드)의 금 보유 규모도 축소됐다. 지난 20일 기준 전체 금 ETF의 금 보유량은 연초 대비 8% 감소했다. 세계 최대의 금 ETF인 SPDR 골드트러스트의 금 보유규모는 지난 13일 720t으로 연초 대비 9% 감소해 6년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금 가격 하락의 원인은 미 달러화 가치 상승 및 세계적으로 낮은 물가상승률로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으로서의 금 투자 매력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금 최대소비국인 중국 및 인도에서도 금 실물 수요가 부진한 상황이다.

한지윤 현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 및 미 달러화 강세로 금과 은 가격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실물 수요가 증가할 경우 가격 반등을 시도할 수 있다"며 "최근 러시아 등 중앙은행의 금 매입 증가세, 중국 및 인도의 금 실질 구매 수요 회복 기미 등을 보면 금 가격의 추가 하락은 제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