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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참농부" 16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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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연구가 '김성희'의 저술 '살리는 사람 농부'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살리는 사람 농부 책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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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밥상은 병들었다. 값싼 수입산, 농약과 비료에 찌든 채소, 유전자 조작된 과일 등 수많은 먹거리들이 삶을 불안케 한다. 수많은 농산물이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돈을 벌기 위한 상품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이런 세태에 저항하며 사람을 위한 농사를 추구하는 이들이 있다. 비록 이익이 적고, 힘겹고 수고스럽더라도 우리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농부'들이다. 이들이 바로 유기농사를 실천하고 있는 '한살림 농부들이다. 지금도 이들은 다양한 농업공동체를 이루며 건강한 먹을 거리 생산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들의 삶을 따라가 보면 우리가 잃어버렸던 노동의 원형, 진정한 땀의 의미를 만날 수 있다.

그 중에서 충북 음성의 최재명 할아버지는 올초 갑작스럽게 80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최 할아버지는 작년 가을부터 사망 직전까지 그가 살던 최상미마을을 수용, 일반산업단지로 개발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 음성군청 앞에서 반대시위를 펼쳤었다.
최 할아버지는 1979년 동생과 자신이 농약 중독으로 몇달동안 지팡이신세를 질 만큼 고생한 이후 농약 없는 농사법을 위해 우렁이농법을 개발해 논농사의 기본 환경을 바꿔놓은 이다. 한 때 대안공동체 건설에 힘쓰기도 했던 최 할아버지는 초창기 한살림 운동에 참여해 운송비용도 안 나오는 농사로 혹독한 어려움을 치렀다.

김성희 한살림 기획실장은 안타까운 심정으로 이들의 족적을 '살리는 사람 농부'(한살림 출간)라는 책에 담았다. 저자는 "초창기 한살림 농부들은 우리 농업의 희망을 일구고 축적해온 소중한 분들"이라며 "대부분 70, 80세의 고령으로 세상을 떠나거나 건강이 악화돼 소중한 농사법, 다양한 노하우를 잃을 판국"이라고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

한살림은 1986년 사람과 자연, 도시와 농촌이 생명의 끈을 이어가야한다는 목표로 자연을 살리고 생명을 지키는 농사를 위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결성한 비영리단체다. 한살림은 생명농업을 바탕으로 직거래운동을 펼치며 절제된 소비, 자연과 조화를 이룬 생활문화를 실천하고 있다. 2014년 9월 현재 조합원이 47만세대다. 이 숫자는 전국 전체 세대의 2% 남짓이나 농지 규모로는 0.22%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저자는 "기반이 허물어지고 있는 우리 농업과 농촌을 감안하면 한살림은 갈 길이 멀다"며 "사고 파는 관계를 넘어 서로 이해하고 기댄 채 살아가는 생명의 모습 그대로, 먹을 거리를 기르고 나누는 사회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16명의 농부는 한살림 정신을 실천하며 미생물조차 존중하고, 모든 생명이 하는 말에 귀 기울인다. 또한 자연의 섭리에 따라 서로 섬기고, 소통하며 욕망에 애달파하기를 거부한다. 이들은 가난과 핍박을 감내하며 이웃과 더불어 나누며 살아간다. 참농부들 덕분에 우리 농업이 견디고 건강한 밥상이 유지된다해도 틀리지 않다. <김성희 지음/류관희·장성백 사진/한살림 출간/값 1만40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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