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특권층 도피로 위장명칭은 ‘123호’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이 전쟁 발발시 특권층이 사용하도록 만든 군사용 비밀도로에 ‘123호’라는 위장명칭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3일(현지시간) 북한의 초급 간부의 말을 인용해 북한에도 전쟁 때 쓸 수 있는 123호 군사용 도로가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비밀도로는 평북도 의주군 비행장에서 시작해 8군단 산하 군사요충지가 있는 염주군을 돌아 동림군까지 연결된 것으로 알려졌다곻 RFA는 설명했다.

RFA는 인터넷 구글 위성 지도로 관찰해본 결과 이 ‘123호 도로’는 북한의 도와 평양을 잇는 국도 제1호선과 별개로 뻗어져 나가 의주비행장과 연결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초급 간부는 “이 비밀도로의 폭은 12m 가량으로 4차선 도로이며, 진입선마다 자동차가 진입하지 못하게 보초소가 설치됐다”고 말했다.

이 도로 위로는 차 앞 번호가 727로 시작되는 중앙당 고급 승용차만 다닐 수 있으며, 지방에서는 군당 책임비서와 조직비서들이 도로 상황을 요해(파악)하기 위해 가끔 다니는 것 외에는 1년 365일간 텅 비어 있다.

그는 “이 도로를 군사용이라고 타지 못하게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데 사실은 높은 간부들이 도망가기 위해 만든 도로”라고 비난했다.

그는 콘크리트 포장을 한 점과 도로 경비를 김정은의 경호부대인 호위총국 산하 부대가 맡고 있다는 이유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비롯한 고위층의 도주용 도피라고 주장했다.

북한에는 김정은 일가가 유사시 이용할 도피로가 여러 개 있는데 평안북도 향산군과 창성군 약수리를 잇는 길이 120㎞의 은폐도로가 대표다.

이 은폐도로는 1990년대 초반 당시 평안북도당 책임비서 김평해가 김정일에게 충성의 선물도로를 바친다고 수 만 명의 농민들과 노동자들을 동원해 건설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RFA는 설명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