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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위로전문 보내면서 전쟁을 협박하는 북한의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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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개선에 방점...위로전문은 "도리 다했다"는 명분 축적용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이 남한에 대해 위협과 위로 이중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얼핏 모순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남북 관계 개선을 바라는 북한의 속내가 드러난다는 게 당국의 조심스런 분석이다.

북한은 23일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우리 측에 위로의 뜻이 담긴 전화 통지문을 전해왔다.통일부에 따르면,북한은 이날 오후 4시쯤 판문점 연락관채널을 통해 강수린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위로 전화 통지문을 대한적십자사 총재 앞으로 보내왔다.
북한은 통지문에서 "지난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어린 학생들을 비롯한 수많은 승객들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데 대해 심심한 위로의 뜻을 표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우리 측 대형 재난이나 사건과 관련해 위로 전통문을 보낸 것은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와 태풍 '매미' 피해 이후 처음이다. 우리 정부는 북측의 2006년 수해 때 위로의 뜻을 표시했다.

북한은 이날 낮에는 우리측에 전쟁 위협을 가했다. 북한은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질문장’을 발표하고 남북관계는 전적으로 박 대통령의 태도에 달렸다고 협박했다.
조평통은 ‘박근혜에게 보내는 공개질문장’에서 ‘평화통일과 전쟁 중 무엇을 바라는가’ ‘오는 8월 예정된 한·미 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중단 용의가 있는가’ ‘5·24조치 철회 생각이 있는가’ 등 10개 질문에 박 대통령이 대답할 것을 요구했다.

조평통은 “진실로 북남 사이에 신뢰를 도모하고 평화통일의 문을 열어나가려는 입장이라면 질문에 올바른 대답을 해야 한다”면서 “북남관계의 전도는 전적으로 박근혜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공개질문장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그러면서도 통일부는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공개질문장의 답을 들으려고 한 것보다 우리의 대북 정책 전환을 촉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북한이 남북간 회담을 제의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기도 하지만 우리의 대북기조 변화를 바라는 북한의 속내를 전달한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이 세월호 침몰 위로 전문을 보낸 것도 "우리가 우리의 도리를 다하니 남측도 대북 정책을 고치라"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위로전문과 질문장은 서로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기간 중 북한이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낮게 보고 있다. 북한이 던진 공개질문장에 대한 남한측의 대응을 일정 기간 동안 지켜봐야 하는데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기간이나 이달 말께 핵실험을 한다면 남한이 대북 정책 변화의 여지를 없애버리는 결과를 낳는 만큼 북한이 핵실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예측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확실한 것은 없다"면서도 "흐름과 논리를 분석해보면 남북관계 개선 희망을 담은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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