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노사정 대화를 통해 통상임금 문제를 해결한다는 정부의 접근이 무위로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지난달 20일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이 공식 제안한 노사정 대화는 3주가 넘도록 성사되지 못했다. 노동계의 불참의지는 여전히 확고하고 경영계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진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대화 가능성도 미미한 상태다. 노사정 간 대화를 기대했던 고용부는 통상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금제도개선위원회'를 만드는 등 다른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를 하다보면 기존 주장에서 후퇴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대화라는 것은 결국 대화주체가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섭을 진행 중인 곳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방의 한 지자체 환경미화원들의 경우 상여금 등이 포함된 통상임금 적용 논의가 방 장관의 발언 이후 취소되기도 했다.
경영자 측에서는 노사정 간 대화를 굳이 마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통상임금 문제는 노사정간 대화로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기본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경총 관계자는 "서로 양보하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의미에서 정부가 선언적으로 노사정 대화를 공식 제안했지만 대화를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노사정 간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되 각계 전문가들 중심의 임금제도개선위원회를 만들어 통상임금 문제를 우선 논의하기로 했다. 노사가 참여하지 않더라도 해결 방안을 먼저 연구하겠다는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현재 전문가 참여 여부를 조사 중에 있다"며 "빠르면 다음주 내로 10~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출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혜민 기자 hme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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