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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는 제자리에 있어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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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부석사 원우스님, “관세음보살좌상, 절도범이 훔쳐왔지만 원래 부석사에 돌려줘야”

'서산부석사관세음보살좌상제자리봉안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인 원우스님이 부석사 앞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서산부석사관세음보살좌상제자리봉안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인 원우스님이 부석사 앞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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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지난 1월 우리나라 절도범들이 일본 대마도에서 국보급 문화재 몇 점을 훔쳐왔다가 부산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훔친 문화재 중 원래 있던 곳이 밝혀진 건 ‘관세음보살좌상’이다. 관세음보사좌상 복장유물에서 고려 서주(서산) 부석사에서 14세기에 만들어졌다는 결연문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뉴스를 보고 가장 먼저 부석사의 불상이라고 알아본 이가 부석사에서 총무를 맡은 원우스님이다. 원우스님은 ‘서산부석사관세음보살좌상제자리봉안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도 맡고 있다.
원우스님은 “1990년대부터 문화재 반환운동을 펴왔다. 일본에 있던 관세음보살좌상 사진을 걸어놓고 늘 봐왔기에 뉴스를 보는 순간 이 불상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바로 문화재청 등을 찾아다니며 반환운동을 벌였다. 대마도 관음사까지 찾아가 불상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유네스코협약에 의해 돌려줘야 한다는 말이 들려왔다. 부석사는 법에 호소했다.

지난 2월26일 대전지법은 부석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유체동산(有體動産) 점유이전 금지 가처분신청’에서 부석사의 손을 들어줬다. 일본이 불상을 정당하게 취득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전엔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다.
절도범들이 일본 대마도 관음사에서 훔쳐온 관세음보살좌상.

절도범들이 일본 대마도 관음사에서 훔쳐온 관세음보살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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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우스님은 관세음보살좌상이 부석사로 돌아와야 하는 이유를 5가지로 들었다.
먼저 관음사 관계자들이 이 불상을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원우스님은 “관음사 사람들을 만나 물어보니 경북 영주 부석사의 불상이라고 답하더라”며 “불상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조차 모를 수 있나 싶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부실한 관리실태다. 관음사가 무인사찰인데다 잠금장치조차 없어 누구나 가져가려 마음먹으면 훔쳐갈 수 있었다. 원우스님 표현은 “내 팽개쳐져 있던 것에 충격을 받았다”였다.

부석사는 극락전이 금당이다. 아미타여래가 본존불로, 좌우에 관세음보살상과 대세지보살상이 모셔진다. 관음사엔 관세음보살상과 함께 대세지보살상의 불두가 있었다. 이는 부석사에서 3존을 모두 가져갔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교류 등으로 가져가지는 않았을 것이란게 원우스님 설명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불상을 조사한 결과 불상이 불에 그을린 것을 확인했다. 부석사는 방화를 저지르고 불상을 훔쳐갔을 것으로 봤다.
부석사 경내 모습.

부석사 경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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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장유물에 이운에 대한 글이 없다는 것도 약탈가능성을 보여준다. 원우스님은 “복장기는 불상이 만들어진 때는 물론 다른 절로 옮겨지면 때와 이유를 적어넣는다. 이 글이 없는 것은 정당한 방법으로 가져갔다는 일본의 말이 잘못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부석사는 오는 14일 관세음보살좌상을 모시고 친견법회를 열기 위해 문화재청과 협의 중이다. 원우스님은 “부석사에서 어려우면 문화재청에서라도 친견법회를 열 계획”이라며 “문화재는 원래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 이게 상식”이라고 덧붙였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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