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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내곡동 특검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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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지난 25일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내곡동 특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특검의 화살은 이제 청와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제 곧 청와대 경호처와 총무기획관실 등에 대한 특검의 압수수색이 실시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김윤옥 여사 조사는 물론 이 대통령의 임기 종료 후 사법 처리 불가피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청와대의 분위기가 어느때 보다 썰렁하다. 26일 현재 이명박 대통령은 아들 시형씨 소환을 전후해 3일째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겉으로는 "내부 회의 주재 등 여느때와 다름없이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칩거설'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워크 홀릭'(일 중독)으로 알려진 이 대통령이 이렇다할 공식 일정을 3일째 잡고 있지 않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하루에 최소 1~2개의 공식 일정을 꼬박꼬박 수행해 온 이 대통령은 지난 7월 친형이자 인생의 멘토였던 이상득 전 의원의 구속때도 며칠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청와대의 '일상 모드'라는 강변은 참모진ㆍ일반 직원들 얘기일 것이다. 자식의 소환 조사를 지켜 보는 이 대통령 내외의 심정이 어떨 것인 지는 이땅의 부모라면 누구나 짐작이 가지 않겠나. 청와대 일각에서도 특검의 수사 방향을 조심스럽게 전망하며 예의주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압수수색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청와대 경호처는 얼마전부터 평상시 통행이 가능하던 청와대 앞 길에 사진 기자들의 통행을 제한하는 등 민감한 반응이다. 특히 청와대는 보안 등을 이유로 압수수색을 진행하려는 특검 측과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청와대의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심정도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역대 대통령 모두 자식들이 검찰 조사를 받고 사법처리되는 전례가 이번 정권에서도 반복됐다. 국민들이 내곡동 특검에 바라는 것은 단순히 이 대통령 내외ㆍ시형씨와 청와대 관계자들의 잘못을 밝혀내 사법처리하는 것 만은 아닐 것이다. 국민들은 내곡동 특검을 통해 대선 주자들이 교훈을 얻어 집권 후 자식ㆍ측근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해달라고 기대하고 있다. 내곡동 특검의 최종 결과물은 국민들이 앞으로 5년 뒤에 차기 대통령이 도덕적으로 완벽하게 임기를 마치는 모습을 지켜 보도록 해주는 것이어야 한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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