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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팡 시'로 뜬 그 남자 알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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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팡 시인' 하상욱 씨 "B급 감성 맞습니다"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서로가 소홀했는데 덕분에 소식듣게돼"
최근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시 '애니팡 中에서'의 일부이다. 국민게임 '애니팡'의 인기가 그야말로 상한가를 치고 있는 이 때, 게임 이용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 짧은 시로 인해 하상욱(31) 씨는 일약 '애니팡 시인'으로 불리며 주목을 받게 됐다.

머쓱한 듯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첫인사를 건넨 그는 사실 전업 시인이 아닌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자신의 첫 시집을 펴낸 전자책 유통사 리디북스의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공감시집'이라는 타이틀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공감'을 좋아하고 또 주장하는 그는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마니아다. 시집을 펴내게 된 것도 페이스북에 장난스레 올리던 글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게 계기가 됐다. 이후 회사 페이지에 글을 올린 데 이어 지난 추석 연휴 즈음 '서울 시'라는 제목의 전자책 시집으로 묶었다.
하씨는 "이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은 몰랐는데 얼떨떨하다. 다들 재밌게 읽어주시니 기분이 좋고 동료들 반응도 좋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번 시집을 통해 '시인'이라는 칭호를 달게 된 것에 대한 소감을 묻자 하씨는 "살짝은 부담스럽다. 그냥 시를 패러디한 시쯤으로, 가볍고 즐길 수 있는 읽을거리 정도로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하씨는 "애니팡 인기에 묻어갔다", "회사 홍보차 나섰다' 등의 의혹에 대해 "이렇게 인기를 끌게 될 줄 몰랐기 때문에 처음부터 의도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결과적으로는 회사 이름도 같이 알려져서 뿌듯하긴 하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가벼운 시'라는 일부 부정적인 평가에 대해선 "맞다. 사람들과 함께 웃고 떠들 수 있는, 즉 적당히 즐길 수 있는 B급 감성이다"라면서 "무료인 책을 굳이 정가 20원이라고 표기한 점, 무료라서 화가난다는 여자친구의 추천평, 쿨하지 않다는 의미를 실어 '小小쿨(소소쿨)'이라고 출판사 이름을 정한 것 등 다양한 웃음 코드를 실었다"고 말했다.

또 그의 시는 한정된 짧은 글자수로 사람과 사물의 핵심적인 특징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일본문학 '하이쿠'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하이쿠'는 해학적이고 응축된 어휘로 사물이나 어떤 대상을 재치 있게 표현하는 짧은 시로, 일본 시가문학의 한 장르를 이루고 있다.

2편을 준비 중이라는 그에게 다음 내용을 살짝 묻자 그는 "이미 페이스북에 공개된 것들이라 비밀이라고 할 것도 없다"면서 대뜸 "걱정 접어둬 내가 있잖아"라고 읊는다. 이어 그가 답해준 이 시의 제목은 '무이자 할부'였다. 또 '희망 고문'이라는 내용의 시는 '지하철 와이파이'가 타이틀이었다.

끝으로 그는 "많은 분들이 칭찬해주시는 데 솔직히 누구나 쓸 수 있는 시"라면서 "나 역시 영감 따위는 내려오지 않았고 양치질 할 때나 샤워할 때 재밌는 글을 만들 수 없을까 골몰했다. '재밌다 나도 써봐야겠다' 싶었다면 그걸로 공감은 됐다고 본다"고 말을 맺었다.



장인서 기자 en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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