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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 얼음 감소 석유업체에는 희소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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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기회이지만 빙산 등으로 개발비용 비싸 위험부담도 커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올여름 북극해를 덮었던 얼음이 가장 많이 녹아내렸다.이에 따라 북극해를 덮은 얼음면적이 1979년 관측이래 가장 작은 410만㎡로 줄어들었다.

북극해의 얼음이 적어진 것은 석유업계에는 희소식일까? 답은 희소식이긴 하지만 위험부담이 적지 않은 희소식이다. 탐사를 하기는 쉬워지겠지만 개발이 쉽지 않은데다 원유유출에 대한 우려가 높고, 셰일가스 등 비전통의 석유가 많이 생산돼 채산성을 갖추기 쉽지 않아서다.
◆북극해는 석유기업엔 유망사업처=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자에서 “북극에 잠재된 부는 탐사 재원을 가진 석유기업을 강하게 유혹하는 미끼(lure)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FT가 인용한 미국지질연구소(USGS)의 2008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북극권안의 지역(북위 66도33분 이북의 범위)은 900억 배럴의 석유와 1669조 입방피트의 천연가스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세계 미발굴 매장량 추정치의 각각 13%와 30%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FT는 이들 매장지역은 북극해 얼음이 사라지면서 노출되고 있다면서 화석연료 연소로 생기는 지구온난화로 이들 연료를 뽑아내는 일이 더욱 더 쉬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필립 휘테이커는 “북극해는 슈퍼 메이저 석유회사에게는 사업 기회”라면서 “세계 각지에서 국영 석유회사의 압박을 받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우드맥킨지의 앤드류 래텀도 “북해 석유프로젝트가 배럴당 100달러 훨씬 미만의 수준에서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곳은 많다”면서 “배럴당 115달러인 유가수준에서 북해 원유가 성공할 가능성은 많다”고 평가했다.

◆북극해 '위험(risk)의 바다'=FT 그러나 북극해에서 원유를 채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비용도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북미에서 시작해 전세계로 확산되는 셰일오일과 석유혁명으로 다른 천연자원도 이용할 수 있게 됐고,아프리카 가나와 모잠비크,남미의 브라질에서도 유망한 광구의 발견이 잇따르고 있어 위험과 보상이 균형을 이르는 지역이 더 매력이 있어 보인다고 FT는 강조했다.

또 2010년 멕시코만 마콘도 유정에서 영국 석유그룹 BP가 대규모 원유유출 사고를 낸 이후 환경론자들과 업계,규제당국은 환경에 지극한 관심을 갖고 있고 북극해에서 유출을 피하는 것은 지대한 관심사가 됐다.

무엇보다 북극해의 환경이 그리 녹록하지 않다.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맨해튼 크기의 빙하는 북극에서는 자주 보는 모습이며 석유탐사를 하는 기업에게는 골칫거리다.

작은 빙하는 밧줄로 묶어 견인해서 버리면 되지만 산더미만한 빙하가 다가오면 시추선이 시추를 중단하고 피하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다.이는 비용상승 요인이 된다.

러시아 사할린 1광구 개발에 나선 엑슨모빌이 좋은 사례다. 항상 두척의 쇄빙선을 시추선 옆에 대기시키고 있는데 척당 가격이 1억~1억2000만 달러나 하고 하루 운용비용만 5만 달러나 된다.

이 뿐이 아니다. 사할린의 시추시설은 설한풍에 견디면서 연중 작업할 수 있도록 보강돼야 한다. 송유관 또한 얼음에 대한 방비가 돼 있어야 한다.엑슨은 빙하의 돌기로부터 송유관을 보호하기 위해 해저 30피트 밑에 매설해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극해에서 원유 유출사고가 나면 기름을 모아서 처분하는 기술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기름 차단막과 거름종이와 같은 표준 수단은 북극해의 거친 바다에서는 통하지 않는다.이 때문에 쉘 등 석유회사는 유정에서 새는 원유를 담는 격납돔(containment dome)과 같은 신기술을 개발중이다. 이 역시 비용 상승요인이다. 쉘의 경우 북극해 시추를 위해 준비하는데만 45억 달러를 지출했다.

시추를 한다고 해서 만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시추정에서 기대만큼의 원유를 발견하지 못할 위험은 얼마든지 있다.

인프라와 물류시설 부족으로 북극해 유전이이 경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려면 가채매장량이 5억~10억 배럴은 돼야 하는 데 찾기가 쉽지 않다. 알래스카의 경우 400여곳의 유전이 발견됐으나 단 60곳만이 5억 배럴 상당량의 매장량을 가졌고 이 가운데 12곳만이 원유였고 나머지는 가스였다.

한마디로 아무리 잘 준비하고 기술이 발전한 회사라도 탐사해서 원유가 듬뿍 든 유정을 찾아내는 것은 문자 그대로 운에 좌우된다.

◆석유메이저들도 잇따라 사업 연기나 포기=BP와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는 지난 2009년 사할린-4 광구에서 큰 유전을 발견하지 못하자 5년만에 탐사를 포기하고 지난해 제휴를 중단했다.영국에 상장한 케언에너지도 그린랜드 연안 탐사에 10억 달러를 지출했지만 상업적인 양이 매장된 유전을 발견하지 못했다.

유전 발견에 성공한 기업들도 비용이 너무 높아 채굴을 포기한 경우도 많다. BP는 지난 7월 같은 이유로 알래스카에서 15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노르웨이 국영석유회사인 스타토일과 이탈리아의 에니가 각각 가스전과 유전을 발견했지만 탐사와 시추시기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최대 석유그룹인 엑슨모빌은 러시아쪽 북해인 카라해에서 로스네프트와 합작하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지만 북해 개발의 높은 비용을 경고하기는 마찬 가지다. 여름 철이 짧아 다른 곳에서는 한 시즌에 할 것을 2~3시즌에 해야 하는 만큼 비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셰일 가스와 석유 개발도 북극해 원유개발을 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미국 3대 석유생산 기업인 코노코필립스는 텍사스와 다코타 등 수압파쇄법으로 셰일 원유를 생산하는 알래스카 이남 48개주에 ‘더 매력있는 사업기회’가 있다고 주장한다.

◆북극해 원유 2020년 하루 50만 배럴=이런 것들을 종합해보면 북극해의 원유 공급은 더딘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결론내렸다.

우드맥킨지는 북극해 원유생산은 오는 2020년에도 하루에 50만 배럴에 그치고 2030년에도 200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는 하루 9000만 배럴인 전세계 생산량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그렇더라도 오는 2050년 현재의 두배로 불어날 세계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북극의 자원은 결국 개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확산돼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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