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코스닥기업 8곳이 실적전망을 하면서 과도하게 전망치를 부풀렸다는 이유로 불성실법인 지정예고를 받았다. 이들 8개사의 실적전망치와 실제 실적을 비교한 결과, 평균 매출액은 44.8%(428억원), 영업이익은 198.3%(170억원)가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순이익 전망치 21억원을 발표했다가 194억원 적자를 낸 기륭전자는 DMB와 와이브로 테마, 200억원을 내겠다던 순이익이 8억원으로 줄어든 모린스는 터치스크린 테마였다. 에스에이티는 W-CDMA 테마에 이름을 올렸었다.
테마와 장밋빛 실적전망 덕에 이들은 2009년 하나같이 시세를 냈다. 차바이오앤은 2009년 1월 1600원대(이하 권리락 감안 가격)에서 4월 중순 2만1000원대까지 13배 가량 올랐다. 나머지 종목들도 적게는 50%에서 몇배까지 단기 급등했다.
한국거래소가 실적전망을 부풀린 이들의 명단을 발표하자 주가는 더 떨어졌다. 12일 기륭전자는 하한가를 갔고, 와이즈파워는 9% 이상, 차바이오앤과 화우테크 등은 6%대 급락했다. 뻥튀기 실적발표가 부메랑이 돼 돌아온 셈이다.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 뻥튀기가 몇몇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투자자들을 실망케 한다. 시가총액 4000억원짜리 기업이 분식회계 등으로 순식간에 퇴출되는 등 코스닥은 리스크가 너무 큰 시장이다. 2009년 5월 코스닥지수는 550을 넘었을때 코스피지수는 막 1400을 넘었었다. 코스피지수가 2200을 넘으며 신기원을 여는 동안 500대 이하로 뒷걸음질 친 코스닥이 살아나기 위해선 신뢰 회복이 급선무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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