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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21세기 문화콘텐츠의 이해와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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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세 나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순수 관광객 숫자가 가장 많은 대표 국가로 꼽히는 나라들이다. 이들 세 나라는 매년 순위를 바꿔가며 관광대국의 면모를 과시한다. 그러다 보니 이들 3국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관광자원도 다량 보유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비해 지리적으로 다소 불리한 여건을 갖고 있는 스페인이 매년 관광 경쟁력 국가의 수위를 차지하는 비결은 다름아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는 관광 자원의 숫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다는 사실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도시 구역과 같은 드넓은 공간을 하나의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경우를 포함해 이들 국가가 평균 200여개의 등재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눈길이 쏠린다. 이는 단순히 이들 국가가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어 다른 나라보다 많은 문화유산과 건축물들을 보존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닐 터이다. 우리의 경우만 해도 반만년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가.

단편의 조각들을 한데 모아 경쟁력 있는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은 과연 가능한 것일까. 비디오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의 개발과 제작에 있어서도 기술력 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문화콘텐츠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다. 한 예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아바타'가 단순히 3D를 남보다 먼저 소개했기 때문에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것인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3D를 장착한 수많은 영화들이 세상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캐머런 감독의 2014년 개봉 예정작인 '아바타 속편'에 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것은 스토리를 구성하는 문화콘텐츠의 발굴과 개발에 남다른 구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로렐라이 언덕'이나 '인어공주', '오줌싸개 동상' 등은 유구한 역사 환경과 보존과는 무관한 또 다른 양태의 문화콘텐츠라 할 만하다. 이들 지역을 찾아 본 사람들은 외형상 자연경관이나 조형물 등에서 특별한 감동과 인상을 찾기 어렵다는 점을 감각적으로 느낀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형적 규모와 초라함에 실망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렐라이 언덕 등을 찾는 관광객들의 숫자는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 역사 문화를 배경으로 한 건축물의 경우를 포함해 스토리를 담고 있는 조형물의 경우 그 자체가 자연스럽게 문화콘텐츠로 대접받기도 한다. 가공의 인물인 '돈키호테'의 생가나 '줄리엣'의 발코니를 찾기 위해 관광객이 몰리는 이유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무엇이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감성을 자극하는지 깨닫게 되면 그러한 흐름의 맥을 짚을 수 있다. 문화콘텐츠를 구성하는 핵심은 문화에 스토리가 입혀져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역사와 삶의 요소가 문화를 배경으로 스토리를 전개할 수 있을 때 그것이 문화콘텐츠의 지위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다양한 장르의 기술력과 행정, 산업 전략, 미디어와 매체 등이 만나면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멀티 유즈'급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문화콘텐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화가 있는 이야기가 문화연구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이다. '대본' 정도의 개념으로 스토리에 접근하거나, '효과적 전달'의 의미 정도로 스토리텔링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그것은 문화콘텐츠의 진면목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것이다. 기술력과 행정력, 상품화에 너무 눈을 돌리는 것도 본질을 다소 벗어나는 것이다.

모래 위에 성을 쌓을 수는 없는 법이다. 무한 경쟁을 얘기하는 자본 시장은 의외로 정직하다. 문화와 역사, 삶에 대한 성찰과 연구가 뒷받침되지 않고는 성공적인 문화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우성주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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