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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계양을 재보궐, 지난해 4.29 부평을과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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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전분열' 민주당VS'와신상담'한나라...당만 바뀌었을 뿐 지난해 4.29재보궐과 똑같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오는 28일 실시되는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지난 2009년 인천 부평을 선거 과정과 너무나 흡사해 관심을 끌고 있다. 여야만 뒤바뀌었을 뿐 후보 공천 등 선거 양상이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

먼저 지난 2009년 4.29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당시 부평을 지역의 상황을 떠올려 보자.
당시 승리자는 홍영표 민주당 현 국회의원이었다. 홍 의원은 당시 여야간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부평을에서 총 3만667표(49.5%)를 득표해 2만4199표(39.1%)를 얻는데 그친 이재훈 한나라당 후보를 6468표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그러나 홍 당선자는 선거 열흘 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10%포인트 이상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열세를 면치 못했었다. 당일 투표율도 29.1%로 낮아 패색이 짙어 보였다.

하지만 개표 결과 홍 의원은 예상을 깨고 초반부터 막판까지 8~9% 차이를 유지하며 여유있게 승리했다.
당시 이런 이변이 발생한 것에 대해 인천 지역에선 한나라당이 공천을 둘러 싼 갈등 끝에 인천 지역과 인연이 전혀 없던 이재훈 지식경제부 차관을 공천한 것이 가장 큰 실책이었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높은 당 지지도 등을 볼 때 "누구를 내보내도 된다"는 낙관적인 전망하에 지역 민심을 무시한 공천이 이뤄졌고, 이에 따라 일부 후보가 탈당해 무소속 출마하고 지역 조직이 분열되는 등 후유증 때문에 패했다는 것이다.

반면 당시 민주당은 지난 2008년 총선에서 부평을에 출마해 패배한 홍 의원을 다시 공천해 승리를 거뒀다. 홍 의원은 비록 총선에서 패배했지만 최용규 전 의원의 조직을 그대로 물려 받아 꾸준히 지역기반을 다져왔고, 선거 조직 또한 똘똘 뭉쳐 의외의 낙승을 거뒀다.

한마디로 지난해 4.29 재보선 인천 부평을 선거는 낙하산 투하로 적전 분열된 한나라당과 이전 선거의 패배를 되갚기 위해 똘똘 뭉친 민주당의 대결이었고, 결국 민주당의 승리로 귀결됐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도 당만 바뀌었을 뿐 똑같은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번엔 반대로 민주당이 "낙승"을 기대하며 강행한 '낙하산' 공천으로 적전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9일 김희갑 전 국무총리실 비서관을 계양을에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전직 서울시의원 출신인 김 후보는 인천과 전혀 연관이 없는 후보다. 굳이 찾을 수 있다면 송영길 인천시장과 광주 대동고 동문이라는 점 뿐이다.

이처럼 지역과 전혀 관련이 없던 '낙하산' 후보가 공천된 것은 송 시장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의 공천권 싸움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송 시장은 본인이 시장에 출마하면서 빈 자리가 된 지역구에 자신의 보좌관 출신 후보를 공천하기를 원한 반면 정 대표는 인천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추천한 모 변호사를 공천하자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이 두 입장이 충돌끝에 송 시장이 자신의 보좌관 출신 공천 요구를 철회하는 대신 정 대표 쪽도 모 변호사 대신 비교적 중립적인 김 후보를 공천하는 것으로 타협점을 찾게 됐다는 것이다.

김 후보로서는 일찌감치 공천 경쟁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송 시장-정 대표가 타협점을 찾는 과정에서 '어부지리'로 공천권을 그냥 줍게 생긴 셈이다.

이는 단순히 공천권 다툼이 아니라 대권ㆍ당권 도전을 준비하기 위해 자신의 수족을 공천해 '계파'를 만들기 위한 송 시장과, 이를 견제하기 위한 정 대표간의 갈등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어찌됐던 지역과 전혀 관련이 없는 후보가 '낙하산'으로 공천됐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지난해 4.29 선거 부평을 지역구 공천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했던 것과 똑같은 결정을 내린 셈이다.

이에 따라 당내 갈등이 파생되고 있는 것도 비슷하다. 민주당 공천 경쟁에서 탈락한 이기문 전 국회의원은 이미 탈당을 선언하고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유력 후보로 거론되다 막판 탈락한 후보들도 적극적으로 김 후보를 돕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마디로 '적전 분열'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상황이 반대다. 지난해 4.29 재보궐에서의 민주당 홍영표 후보 선대위의 상황과 비슷하다.

계양을 후보로 공천된 이상권 한나라당 후보는 이미 2차례나 계양을에서 아깝게 낙선했지만 지역을 떠나지 않으면서 기반을 다지는 등 '와신상담' 해왔다.

또 이 후보를 중심으로 한나라당 계양을 지역구 당원들은 "6.2지방선거의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단결하고 있다고 한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도 이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적극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도 재보궐선거의 참패 등 한나라당의 실책을 반성하는 의미에서 '3보1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필사즉생'(必死卽生)의 각오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이처럼 7.28 재보궐 인천 계양을 선거에서는 지난해 4.29 재보궐 당시의 상황이 당만 바뀐 채 똑같이 전개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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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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