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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글로벌 증시에 한국을 심는다<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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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아시아 넘어 세계로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한국거래소(KRX)가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증권시장 시스템 수출을 통한 신규수익원 창출이 가능할 뿐 아니라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의 해외진출에도 물꼬를 터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의 동북아금융허브 정책과 세계 증시의 통합과 치열해진 경쟁구도도 거래소의 눈을 밖으로 돌리게 하는 요인이다.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와 유럽의 유로넥스트가 합병하고 나스닥과 북유럽의 통합거래소인 OMX가 합병해 세계 1, 2위의 통합 증시로 재출범했다. 세계 거래소들이 생존을 위한 무한경쟁에 들어가며 경쟁거래소와 합병 등 합종연횡이 한창이다. 우리 정부는 세계 4대강국 사이에 끼여있는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 동북아 금융허브 정책을 추진 중이다. 거래소의 해외시장 진출은 신성장동력을 찾는 작업인 동시에 생존의 문제인 것이다.
◆ 한국거래소를 세계에 심는다

KRX의 세계시장 진출 역사는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KRX는 1996년부터 4년간 베트남 증권시장 개설을 지원했다. 베트남 증시의 제도와 거래방법, 시스템 등이 우리와 비슷한 것은 이 때문이다. 박종길 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은 "국내 모 방송사가 베트남에 갔다 우리 증시와 거의 유사한 베트남 증시의 제도와 시스템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얘기를 하더라"며 "신흥시장 증시개설을 도우는 것은 우리 인프라를 까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KRX는 베트남증시 개설지원 경험을 바탕으로 캄보디아와 라오스 증시도 개설하고 운영에도 참가하고 있다. 인도차이나반도 3개국 증시를 모두 우리 손으로 만든 것. 캄보디아 증시는 양국 정부간 지원합의에 의해, 라오스 증시는 라오스 정부의 지원요청으로 시작됐다. 그만큼 우리 거래소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다.
캄보디아 증시개설은 2006년 5월 양국 재정경제부간 양해각서(MOU) 체결에 따라 한국국제협력단(KOICA) 무상지원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이후 2007년 4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전문인력 양성교육 및 증시제도 입안자문을 완료했다. 이 기간 9회에 걸쳐 캄보디아 전문가 175명을 초청했고, 현지에 거래소 직원을 7회에 걸쳐 55명을 파견했다. 준비작업을 마친 2009년 3월 캄보디아 재정경제부와 증권거래소 설립 및 공동운영을 위한 합작계약 체결하고, 1년후인 올해 3월 합작거래소 설립등기를 완료했다. KRX는 IT시스템 현물출자를 통해 캄보디아 거래소 지분 45%를 보유하게 된다.

라오스와는 2007년 9월, 라오스 부총리가 내한해 증권시장 개설지원을 요청하면서 라오스중앙은행과 KRX간 증시개설 지원 합의가 이뤄졌다. 이후 2008년 9월부터 전문인력 양성교육 및 제도입안 자문이 진행 중이다. KRX는 캄보디아 증시와 같은 방법으로 라오스 거래소 지분 49%를 보유하게 된다. KRX는 이와 함께 라오스 국영기업의 국내 증시 유치도 추진 중이다.

인도차이나에서 성과를 바탕으로 KRX는 증권시장이 없거나 발달하지 않은 신흥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추진 중이다. 몽골 증시 현대화 사업과 중앙아시아 시장이 새로운 공략 대상이다.

거래소는 한국형 증권시장의 보급을 통한 한국 금융회사의 현지 진출 및 한국 증시 IT시스템 수출 기반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현지 거래소 합작 설립 및 공동운영을 통해 정부의 금융허브 정책에 부응하는 아시아 역내 네트워크 구축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부대 효과다.

◆ IT시스템 수출로 한국형 인프라 구축

아직 증시가 성숙하지 않은 나라들에 대한 증시 개설지원과 함께 KRX가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다. 한국형 IT시스템 보급이 곧 한국형 증시의 보급이기 때문이다. 김봉수 이사장은 "IT시스템은 일종의 장치산업으로서 제도와의 정합성이 중요하다"며 "설치 후에는 지속적인 유지보수 수요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6년 5월, 말레이시아 거래소(Bursa Malaysia; BM)의 채권매매 및 감리시스템 개발 국제입찰 참여, 수주에 성공한 이후 베트남, 중앙아시아 등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베트남 증권시장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수주를 확정했다.

말레이시아 거래소 시스템 구축에는 KRX를 포함해 총 9개 기관이 응찰,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기술평가 등 절차를 거쳐, 인도 타타(Tata)그룹 등 세계 유수의 IT업체를 제치고 2007년 1월, 최종 수출계약에 성공하고 이듬해 1월, 개발/인도를 완료했다. 특히 성공적인 개발에 만족한 말레이시아측의 요청에 따라 2008년 4월, 2차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추가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 증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는 세계 2대 거래소의 하나인 OMX와 경합 끝에 최종 수주에 성공했다. 입찰에 참여한 업체만 15개에 달하는 치열한 수주전이었다.베트남 증권위원회 업무연수 지원 등 적극적 마케팅과 증시개설때부터 쌓아온 인연도 힘을 보탰다.

KRX는 이들 외에도 아르헨티나, 페루 등 남미권, 인도네시아 등 여타 동남아권,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권 등 다양한 권역으로 시스템 수출 마케팅 확산 추진 중이다.

KRX의 국제화는 해외진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해외유망기업을 국내증시에 유치하는 것도 중요한 사업이다. 지난 2007년 중국기업 3노드디지탈 상장으로 시작된 해외기업의 국내상장은 14건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미국의 뉴프라이드코퍼레이션이 입성, 그동안 중국기업들 위주에서 대상국가들을 다변화하고 있다. 영국기업인 엠비즈글로벌, 라오스의 코라오그룹, 베트남의 미래 등도 국내상장을 준비 중이다. KRX는 올해 해외기업 상장을 10개에서 15개까지 유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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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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