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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의 꿈' 해외자원개발서 길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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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신에너지 삼각축편대가 뜬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해 12월 23일. 아시아의 신흥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베트남 경제수도 호치민시에 도착한 비행기에 내렸을 때는 제법 무덥게 느껴졌다.공항을 나서자마자 승합차로 125Km떨어진 붕따우를 향했다. 남동쪽으로 자동차로 3시간을 달리니 바다를 낀 해양휴양도시이면서 베트남 경제를 일으키는 유전의 대명사 붕따우가 기자를 맞이했다. 유전이 하도 많이 개발되다보니 20여개 해상유전에 근무하는 직원들과 물품을 싣고 나르는 헬기 전문 공항이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오전 10시15분께 붕따우 공항에서 18인승 헬기 슈퍼푸마에 올랐다. 날씨는 섭씨 30도를 향해 무섭게 수은주가 올라가고 있었다. 그러나 헬기가 굉음을 내면서 허공을 치솟아오르자 더위는 싹 가셨다. 45분간을 날아가니 거대한 해상 구조물이 위용을 드러냈다. 어느세 공항에서 남동쪽으로 160km거리를 날아온 것이다. 해안에서 50km거리였다.
헬기는 헬리포트에 서서히 내려앉았다. 15-1광구의 원유생산시설인 CPP(Central Processing Platform) 위였다. CPP는 해저에서 뽑아올린 원유에서 물과 가스를 분리한다음 바로 옆에 위치한 해상 부유 저장ㆍ하역시설인 FSO (Floating Storage Offloading)에 보내는 역할을 한다. 해수면에서 CPP까지 높이가 약 40m 였다. 헬리포트는 이보다 더 높은 데 있었다. 해수면에서 무려 60m 높이(약 20층 높이)에 위치하고 있어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저기 아래로는 파도가 넘실거렸고 귓전에는 세찬 바람소리만 들렸다.

헬리포트 바로 오른쪽에는 비스듬하게 치솟은 붐버너가 불기둥을 내뿜으면서 사자후를 토하듯 굉음을내고 있었다.이 불기둥은 원유에서 분리돼 나온 가스를 태우는 것이라고 했다.

15-1광구는 원유를 생산중인 금사자(SU TU VANG,수투방), 흑사자(SU TU DEN, 수투덴)를 비롯, 백사자(Su Tu Trang) 및 갈색사자(Su Tu Nau) 등 총 4개의 유전으로 구성돼 있다. 광구 면적은 800㎢로서 여의도(8.4㎢)면적의 100여배에 이를 만큼 넓어 일반인의 눈에는 그저 망망대해일 뿐이다. 그러나 갈색사자를 제외한 3개 광구의 가채매장량이 7억2000만배럴이나 되는 바다밑 금밭이다.
15-1광구는 한국석유공사는 물론,우리나라에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석유공사가 직접 개발에 참여해 원유를 생산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다른 유전에서는 지분참여만 해서 생산 수익을 나눠 갖는데 반해 이 유전은 석유공사가 광구개발을 주도적우로 했다.

현재 이 광구는 베트남 국영회사 페트로베트남이 50%의 지분을 갖고, 우리나라는 석유공사 14.25%, SK 9% 등 23.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코노코필립스 23.25%. 프랑스 제오페트롤이 3.5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하루 10만배럴 쏟아내는 석유공사 15-1광구
15-1광구는 유전치고는 젊은 유전이다. 흑사자가 2003년 10월부터 생산을 시작했고, 금사자는 2005년 11월 개발후 지난해 10월 CPP를 완공,생산하고 있다. 금사자는 CPP와 인근에 FSO가, 흑사자에는 FPSO(부유식 생산,저장,하역설비)가 설치돼 검은 황금을 캐고 있다.

하루 생산량은 CPP가 4만8000배럴, FPSO가 4만5000여배럴 등 9만3000여배럴에 이른다. 이는 베트남 하루 원유생산량(35만배럴)의 35%에 해당된다. CPP는 상부무게만 1만5500t, 재킷 4000t에 이르는 초대형 구조물. CPP는 금사자 광구위에 10개의 생산정을 뚫고 있다. 해저 바닥에 멍을 뚫어 뽑아 올린 원유에서 가스와 물을 분리한다음 원유만 옆의 FSO로 보낸다.

CPP 운영을 책임지는 폴 다이어 OIM(Offshore Installation Manager)은 "여기서 나온 가스는 하루에 200만입방피트로 원유를 뽑기 위해 쿨러(cooler)를 이용해 원유를 최대한 회수하려 노력한다"면서 "해수담수화 시설도 갖춰 생활에 필요한 용수를 모두 직접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CPP는 5층 구조로 이뤄져 있다. 세탁시설 식당 레크레이션룸 숙소 병원을 갖추고 있어 상주인력 50여명이 생활하기에는 불편함이 없다. 담배와 술, 약물은 모두 금지돼 있다. 대신 제한된 시설에서 흡연은 가능하다. 상근자들은 2주에 한번씩 육지로 나간다.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헬기가 뜨지 못하기 때문에 이들은 귀양살이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태풍이 다가올 것이라는 예보가 뜨면 4시간 전에 육지로 이동한다.설비는 모두 자동화돼 있어 상주인력은 대부분 엔지니어들이다.

◆투자금 이미 모두 회수,모든게 수익
CPP에 동행한 이진석 석유공사 베트남사무소장은 "15-1광구는 우리 자원개발 역사에 새로운 장을 쓰고 있는 곳"이라고 자평했다. 2003년 10월 생산 이후 14개월만인 2004년 12월 투자금을 회수했다.시쳇말로 본전을 다 뽑았다. 지난해 12월 현재 광구전체 투자비는 61억3200만달러, 누적매출액은 89억3100만달러. 투자금의 146%를 회수한 셈이다. 석유공사를 포함한 한국은 15억2000만달러를 투자해 20억7700만달러로 투자금의 137%를 회수했다.

15-1광구에서 남동쪽 100여km 에는 11-2광구 남콘손분지의 롱도이가스전이 있다. 이 곳 베트남 전체 하루 가스생산량(7억입방피트)의 17%를 책임지고 있는 유전이다. 석유공사가 1992년 광구 획득에서부터 탐사, 개발, 생산의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11-2광구는 2006년 11월 이후 하루 1억2000만입방피트의 천연가스와 3700배럴의 초경질원유(컨덴세이트)를 생산 중이다. 가채매장량은 천연가스가 9000억입방피트, 컨덴세이트가 2300만배럴이며 천연가스 매장량은 지난해 국내 가스도입물량의 약 70%에 해당한다.

석유공사(39.75%), LG(11.25%), 대우인터내셔널 등 국내 기업으로 구성된 한국컨소시엄이 확보한 광구 지분율은 75%. 나머지 25%는 베트남 국영석유업체 페트로베트남의 100% 자회사인 PVEP(페트로베트남 탐사생산회사)가 보유하고 있다.

이 광구 역시 조만간 투자비를 회수하게 된다. 지난해 9월 기준 전체 투자비는 전체 투자비는 7억8900만달러로 매출액은 74%인 5억8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측 총 투자는 6억2300만달러, 매출 3억1900만달러로 51% 회수율을 보였다. 2,3년안에 투자금을 모두 회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소장은 "15-1광구에서는 올해 흑사자 북동부 구조가 생산을 개시하고, 백사자구조는 2011년에 가스콘덴세이트(가스가 압축ㆍ혼합된 액화상태의 물질) 생산개시가 목표"라고 설명했다. 흑사자 북동부구조와 백사자는 기대매장량이 약 1억2000만배럴, 갈사자는 매장량을 평가중이다. 이 소장은 "15-1광구는 2012년 이후에는 하루 생산량이 15만배럴을 웃돌 전망이어서 베트남 백호유전을 제치고 최대 유전을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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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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