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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자원개발 10년 뚝심 이라크 유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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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부 영토확장 나선 기업들 <15>한국가스공사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이슬람의 예언자이며 성사(聖使)인 무함마드는 "인내는 만족의 열쇠이다. 참고 견디면 만족스런 대가를 얻는다"고 말했다. 전란의 상흔이 여전한 가운데서도 세계 2위의 산유국으로 도약하려는 이라크 원유개발 시장에 치고들어가는 한국가스공사(사장 주강수)는 무함마드의 예언을 그대로 실천하는 본보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999년 카타르의 라스라판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에 지분을 참여하면서 해외자원개발에 뛰어든 이후 미얀마,동티모르,인도네시아,모잠비크 등지에서 벌인 가스탐사를 통해 10년간 인내하며 착실히 쌓은 실력을 발판으로 드디어 세계 메이저 석유기업들의 각축장인 된 이라크 원유시장에 뛰어들어 수확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라크의 원유 매장량은 1150억 배럴로 2640억 배럴의 사우디와 1370억 배럴의 이란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이라크는 현재 250만 배럴인 하루 생산량을 6년안에 1000만배럴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하루 평균 생산량 1250만배럴의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970만배럴인 러시아와 2위 자리를 다툴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라크는 이를 위해 지난 12일 이라크 석유부 청사에서 유전 개발 2차 국제입찰을 진행했다. 여기에는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엑손 모빌, 토탈 등 세계 주요 석유기업 44개가 참여, 유전 개발권을 놓고 경합을 벌였다. 세계 자원메이저들이 각축을 벌인 이 입찰에 가스공사도 당당히 얼굴을 내밀었다.

◆세계 2위 산유국 꿈꾸는 이라크
이번 입찰 대상은 석유 추정 매장량이 각각 129억 배럴, 126억 배럴인 웨스트 쿠르나-2, 마즈눈 등 대형 유전을 비롯해 모두 10개 유전. 이라크 정부는 낙찰 기업들이 유전 개발을 위해 약 1000억 달러의 직접 투자를 하고 관련 고용창출을 포함하면 국가 전체로 총 2000억 달러의 경제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이 입찰에서 유전 개발권을 획득한 기업들은 20년 계약 아래, 최소 목표 생산량을 초과해 원유를 생산할 경우 1배럴당 일정금액의 개발 이익금을 이라크 정부로부터 받게 된다. 개발권 확보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대목.

에너지 자립이 지상과제인 가스공사는 물러설수도 없고 빼앗길수도 없는 기회였다. 가스공사는 이번 입찰에 참가하기 위해 러시아 최대 에너지기업인 가즈프롬과 손잡았다. 가즈프롬이 40% 지분으로 운영권을 갖는 컨소시엄에 지분 30%로 참여했다. 나머지는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20%, 터키 TPAO 10%다. 이 컨소시엄의 총 투자비는 15억달러, 가스공사는 4억5000만달러(한화 5200여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입찰의 뚜껑을 연 결과, 가즈프롬 컨소시엄은 이라크 바그다드 동쪽 이란 국경 부근의 바드라 개발유전을 낙찰받았다. 바드라 유전은 확인매장량 8억배럴로 평가되는 개발광구. 가즈프롬 컨소시움은 일산 최대 17만배럴을 7년 이상 생산할 계획이다. 이로써 가스공사는 2013년 이후 18년간 하루 평균생산량 약 3000배럴(연평균 110만배럴)의 원유를 확보하게 됐다. 특히 마즈눈, 웨스트 커나 2, 할파야 등 대형 광구의 최대보상단가 (MRF, Maximum Remuneration Fee)가 배럴당 1.5달러 미만으로 결정된 데 반해 바드라 유전은 배럴당 5.5달러로 결정돼 경제성 확보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10월 伊와 손잡고 쥬바이르 확보
가스공사는 앞서 지난10월에도 이라크 유전을 확보했다. 이탈리아 ENI사컨소시엄에 참여해 바드라 인근 쥬바이르 유전을 확보한 것이다. 이라크정부는 쥬바이르 유전의 가채매장량을 37억배럴로 발표했으나 ENI 컨소시움은 자료 분석결과 가채매장량을 최대 66억배럴 이상으로 평가했다. 이는 원시부존량이 226억배럴에 이른다는 분석에 근거한 것. 원시부존량은 유전에 본래부터 존재하는 원유와 가스의 총량으로 통상 원시부존량의 약 30%를 가채매장량으로 계산한다.

쥬바이르 광구는 현재 하루 19만 5000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가스공사와 ENI는 7년안에 하루 최대 112만5000배럴을 생산할 계획이다. 가스공사는 2030년까지 향후 20년간 이 광구에서 일산 최대 6만 배럴, 하루 평균 2만7000배럴을 생산함으로써 총 2억배럴을 확보한다. 가스공사가 2개월 간 이라크 1차(2억배럴), 2차 입찰(1980만배럴)에서 확보한 원유 총 생산량은 2억2000만배럴에 이른다.

◆10년 피말린 노력 드디어 결실
가스공사의 이 같은 낭보는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위한 피말린 노력의 산물임은 주지의 사실이다.이미 해외자원개발 사업로의 변신을 위해 지난해 2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자원개발→도입→생산→공급으로의 밸류 체인 및 핵심사업 위주로 조직을 새로 짰다. 가스공사는 현재 중동, 동남아 및 CIS 지역의 총 9개국에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참여중인 사업 중 오만 및 카타르 LNG사업(99년 참여)에서 현재까지 약 5억달러의 누적수익을 거두면서 실력을 키웠다. 10월 상업생산을 시작한 예멘액화천연가스(LNG)사업에서 연간 670만t의 생산량 중 200만t을 20년간 확보했다. 20년의 사업기간내 총 수익은 11억2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달 초에는 대우인터내셔널이 운영권자로 가스공사가 10%지분을 참여한 미얀마 A-1, A-3광구가 상업성을 선언함으로써 공식 개발단계로 진입했다. 미얀마 가스전 매장량은 최소 9000만t으로 국내 4년치 도입량에 해당된다. 개발작업과 시운전이 마무리되는 2013년 5월부터 일산 1만1000t씩 25 ~ 30년간 생산된다.

내년에는 참여한 탐사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나이지리아와 우즈벡 등지의 개발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급변하는 자원개발(E&P)업계 상황속에서 기술 및 인적 자원의 부족분을 채워줄 업체를 찾아서 인수합병(M&A)도 시도할 예정이다.

가스공사는 이를 통해 자체 천연가스 자주개발율을 2007년 1%에서 2017년 25%를 달성하고, 해외수익비중을 60%까지 높이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동해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과 국내도입을 전제로한 북극가스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강수 사장은 "쥬바이르 확보에 이어 바드라 유전 낙찰을 계기로 E&P(석유개발) 부문의 인력확충 및 투자확대를 통해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석유 가스 자주개발율 증대 및 안정적 석유ㆍ가스 공급선 확보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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