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한은, 내년 우리경제 전망 '청색신호등' 켰다

한은 내년 4.6%, 정부 5.0% 성장..고용 대폭 확대는 힘들 듯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정부와 한국은행이 내년 우리 경제성장에 '청색 신호등'을 동시에 켰다.

한국은행은 내년에 우리경제가 상저하고의 패턴을 보이며 경제성장률을 4.6%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5% 성장과 0.4%포인트 차이가 있지만 이는 오차범위 내에 들기 때문에 사실상 같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11일 한국은행은 '2010년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세계경제성장률이 3.3%에 달한다는 전제하에 우리경제는 전기대비 기준으로 내년 상반기 중 0.7%, 하반기중 1.1%의 성장률을 달성하면서 성장모멘텀이 점차 강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 2011년에는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가 확대되면서 4.8%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은 경제전망에 따르면 민간소비는 올해 0.3% 증가에 머물겠지만 내년에는 소비심리와 소득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3.6%가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설비투자도 올해는 작년 금융위기 여파로 9.6% 축소됐지만 내년에는 글로벌 수요증대와 기업수익성 개선 및 기저효과 등으로 큰 폭으로 증가세로 돌아서 11.4%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주거용 건물 건설을 중심으로 내년 건설투자는 2.5%의 늘어나겠지만 이는 올해 (3.1%)보다는 다소 낮은 전망이다. 특히 상반기에 +2.1%, 하반기에는 -0.6%를 내다봐 전반적인 경제전망과는 달리 상고하저의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상반기가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보는 것은 신차효과, 즉 감세효과가 줄어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올해 0.1% 감소했던 상품수출의 경우 내년에는 9.3%의 큰 폭의 증가세로 반전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세계교역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내년 취업자수는 정부가 20만명, 한은은 17만명 내외가 될 것으로 봤는데 문제는 고용시장 악화가 경기보다는 구조적 문제로 귀결돼 큰 폭의 성장이 힘들다는 것이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 이상우 조사국장은 "정책효과가 줄어드는 가운데 내년부터 민간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고용의 경우 영세 서비스업체 퇴출 등이 구조적 고용사정 악화요인으로 작용하며 취업자수 증가폭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연평균)은 올해와 비슷한 2.8%내외가 될 전망이며 기간별로는 경기회복세가 점차 뚜렷해지고 국제원자재가격이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상반기 2.7%, 하반기 2.9%로 전망돼 경제성장률과 마찬가지로 상저하고의 모습이 예상됐다.

내년 경상수지는 흑자기조를 이어가겠지만 그 규모는 올해(약 430억달러)보다 대폭 줄어든 170억달러 내외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올해 544억달러에서 내년에는 350억달러로 줄고 서비스.소득.이전수지도 적자폭이 올해 114억달러에서 내년에는 18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한편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의 가장 큰 관건으로 미국 고용확대 및 상업은행의 대출정상화여부를 꼽았다.

이 국장은 "내년 하반기 중 미국의 고용시장 개선과 대출활성화를 예상하고 있지만 만약 그 시점이 상반기 중으로 빨라진다면 우리 경제성장률은 전망치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되는 복병도 여전하지만 상대적으로 올해보다는 그 수가 줄어들 것이만큼 올해만큼 성장률 전망 조정이 자주 일어나기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국장은 "내년에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 가능성, 미국 상업용 부동산대출 부실, 일부 과다채무국 신용등급 하락 등이 우려되기는 하지만 올해보다는 그 충격과 횟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체감경기도 올해보다는 내년에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며 "이는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 및 소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내년 경제성장률 4.6% 전망은 지난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4.4%를 상회하는 것으로 회원국 중 최고 성장률 전망치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