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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 딸기 지고 수박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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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시, 원자재 가격 상승 속 투자 매력 저하…외국인, 자원부국으로 눈 돌려

모든 과일은 제철에 난 것이 제맛이다. 농업 기술의 발달로 사시사철 모든 과일을 맛볼 수 있겠됐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의 부모님은 제철 과일이 가장 맛있고 몸에 좋다며 장을 보실 때면 하우스 과일은 처다보지도 않는다.

주식 시장도 마찬가지다. 경기 침체기에는 방어주, 경기가 호전 될 때는 민감주와 같은 시기에 맞는 제철과일이 있기 마련.

글로벌 증시 속에서 지난 3월 이후의 국내 증시는 봄철에 나는 딸기로 볼 수 있었다. 그 당시에는 외국인이고 기관이고 할 것 없이 적극적으로 우리 주식을 사들였고,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코스피 시장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가장 유망한 시장이었다. 너나 할 것 없이 코스피 시장 보기를 즐겼다.
덕분에 증시 상승률은 미국과 영국 등 선진 시장을 앞질러 갔다.

하지만 이제는 딸기의 철은 모두 끝났다. 맛좋은 딸기를 만들어주던 주변환경, 즉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도 찾아볼 수 없다. 이미 계절이 바뀌었는데 봄철의 딸기를 그리워한다고 해서 그 맛을 다시 느낄수는 없는 법이다.

앞으로 경기에 대한 전망은 제각각이다. 더블딥이 올 수도 있고 하이퍼 인플에이션이 도래할 수도 있다. 제각각인 전망과 무관하게 원자재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30달러 선까지 떨어졌던 국제 유가는 어느새 70달러를 훌쩍 뛰어 넘었다. 원유 재고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는데다 수요에 대한 기대감도 확산된 덕분이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으로 무역수지나 기업이익이 심하게 타격을 받는 원자재 빈국(貧國) 우리나라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달가운 일이 아니다.
외국인들의 장보기 패턴이 국내에서 원자재 부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머징 마켓 가운데 자원 부국(富國) 러시아, 브라질 등이 원자재 가격에 따른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3월 이후 국내 증시에 대한 '러브콜'을 외쳤으나 최근 3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전과 다른 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은 원자재 가격 상승국면에서 상대적 매력이 감소한 국내증시의 특성을 고려한 선택일 수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3월 이후 주가가 상승할 때와 증시 여건이 이미 많이 달라졌다"며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이 아킬레스 건으로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글로벌 투자자에게는 위험 대비 수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며 "선호도에서 열위에 놓이게 되는 국내 증시가 원자재 가격 상승을 호재로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양종금증권도 국내 증시 투자매력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시의 일드 갭(주식의 기대 수익률과 채권의 수익률 차이)이 4.0%포인트 초반대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고 분석했다.

이재만 애널리스트는 "투자매력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박스권 탈피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새벽 S&P는 웰스파고와 캐피털원 파이낸셜, 키코프 등 18개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강화된 규제와 증가한 시장 변동성 등을 고려한 조정이라고 S&P는 설명했다.

국내 금융주 역시 이러한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한데다가 공매도 허용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어 당분간 상승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수급 불균형에 금융주의 약세 까지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 온 만큼 한창 맛좋던 딸기에 대한 미련은 잠시 접어두고 올 여름 휴가를 생각해볼 시점이 다가온 셈이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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