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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남북고위급회담과 국면전환

최종수정 2018.01.19 09:39 기사입력 2018.01.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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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과 관련한 남북 당국대화를 시급히 개최하자고 제안하면서 한반도 위기정세가 대화국면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북한이 지난 한 해의 정세를 평가하면서 "조미대결의 주도권은 우리들의 손탁(손안)에 확고히 쥐여져있으며 장차 조선반도정세는 우리의 결심과 의지대로 흘러가게 되어있다"(조선중앙통신 상보ㆍ2017년 12월29일)고 공언한 대로 국면전환이 이뤄지는 분위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대 압박'의 결과 북한이 남북대화 테이블에 나왔다고 주장했지만, 지금의 정세 변화는 지난해 11월29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이후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북한이 핵보유국의 지위(전략국가)를 내세워, 대화공세와 평화공세를 동시에 펴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미국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ICBM 완성과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는 북한에 대해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3개월 시한론'을 펴면서 군사옵션까지 거론했다. 북한이 말로는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지만 행동으로 ICBM 완성을 위한 추가 도발을 자제하면서 국면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위기정세에 평창올림픽 변수가 작동해 이른바 '올림픽 휴전'이 이뤄지고 일시적 평화가 찾아온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열린 첫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북측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남측의 편의 보장, 군사적 긴장완화와 한반도 평화적 환경 마련을 위한 군사당국회담 개최, 남북선언 존중과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 해결 등을 골자로 한 합의가 도출됐다. 이번 고위급회담은 북측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큰 마찰 없이 합의를 이끌어 냈다. 그동안 평창올림픽 참가여부를 밝히지 않고 핵ㆍ미사일 고도화를 위한 전략도발을 지속해 온 북한이 참가를 결정해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평화로운 환경이 조성됐다.

군사당국회담의 경우, 애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베를린 구상을 발표할 때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과 함께 제안했지만 북측이 응하지 않다가 이번에 수용했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남북관계가 단절되고 위기가 고조돼 긴장완화가 시급하다는 데 남과 북이 인식을 함께했기 때문으로 올림픽 대표단 파견과정에서 필요한 군사적 보장과 편의를 우선 논의하기 위한 것이지만 추후 군사분계선상에서의 적대행위 중단 문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북핵 고도화에 따른 갈등문제, 한미연합군사연습과 미국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문제 등 군사현안 전반으로 의제가 확대될 것이다.
하지만 남북갈등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핵문제를 남북 군사당국회담에서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 핵문제를 북ㆍ미 적대관계의 산물로 보고 남북회담의 의제로 다루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해결 노력을 병행하기 위해서는 북핵해결을 위한 양자 및 다자회담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말한 것처럼 이번 합의는 임계점에 도달한 북핵문제를 안고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의 일시적 휴전개념의 불안정한 평화공존 합의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남북대화에 나온 배경을 제재와 압박의 결과라고 말하지만 북한이 '전략국가'의 자신감을 반영해서 대화하고 '평화공존하자'고 나온 것이란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제 막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복원 그리고 북핵해결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평창평화'가 한반도 영구평화로 가는 초석이 될 수 있도록 국면전환의 기회를 잘 살려 나가야 할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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