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밤사이 다우 0.09% 하락
#3일, 밤사이 다우 2.19% 급락
상황은 더 악화됐다. 미국 소비지출이 감소했다는 소식에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더블딥(경기 재침체) 우려가 공포로 바뀌기 시작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60조원이 날아갔다.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리서치센터장 출신의 한 전문가는 "시장을 피해 있는 게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말했지만, 개인들은 저가 매수세에 가속도를 내 717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개미들의 저가매수 전략은 주효한 듯했다. 뉴욕증시가 반등에 성공했고, 코스피 역시 상승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잠시 뿐, 시장은 이내 약세로 돌아서 주가가 쉼없이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화학과 정유주들이 폭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동안 시장을 주름잡던 '자문형랩'의 손절매가 터져나온 것이다. 200일 이동평균선(2050p)이 단번에 무너져버렸다. 투자자들은 이제야 '뭔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
#5일, 밤사이 다우 4.31% 급락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각 언론매체는 개장도 하기 전에 '검은 금요일'이란 헤드라인을 앞다퉈 달았다. 미국 고용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더블딥' 공포를 이겨내지 못한 뉴욕증시가 장 막판에 투매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코스피는 1900선 초입까지 밀렸다. 한몫을 노렸던 개인들이 결국 투매에 나서 5700억원 어치를 팔았다.
#8일, 주말사이 미국 'AAA'등급 상실
쓰러져 가는 증시에 '핵폭탄'까지 터졌다. 미국 국가 신용등급이 70년만에 강등당한 것. 지난 나흘의 급락세는 예행연습에 불과했다. 투매가 투매를 부르는 패닉이 시장을 지배했다. 코스피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코스닥 시장에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피 1900선도 저항없이 함락됐다. 개인투자자들은 7333억원의 주식을 던졌다. 정부는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9일, 밤사이 다우 5.55% 폭락
투매의 바통을 외국인들이 이어받았다. 시장은 전쟁터로 돌변했다. 모두가 손을 놓은 오전 11시20분, 지수는 1684.68까지 추락했다. 지수 하락률은 '9.88%'를 가리키고 있었다. 6거래일동안 펼쳐진 사상 초유의 연쇄 폭락장의 하일라이트였다. 간신히 1800선을 회복하며 마감했지만, 이미 209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가 사라져 버린 뒤였다.
#10일, 밤사이 다우 3.98% 급반등
죽으란 법은 없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013년까지 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하며 시장을 돌려세웠다. 장초반의 급반등분을 결국 다 반납하긴 했지만 코스피는 이제 더 이상 추락하지 않았다. 끝이 없을 것 같던 납량특집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서소정 기자 ssj@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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